거제 유일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우수사례 선정…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만들기에 기여
청소년·여성·노인 등 다양한 계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으로 지역민에게 '각광'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일을 앞장서 하는 사람들, 바로 주민자치위원회다.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지역에 거주하는 사회취약계층을 배려하고 더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배호명·이하 옥포2동 주민자치위)'가 그 중심에서 거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거제 양대조선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가까이에 두고 있어 다양한 지역민들이 모여살고 있음에도 불구,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상을 거머쥐며 타 시·군의 모범이 되고 있다.
 
'보여주기' 보다 '다가가기'

2009년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박람회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전국주민자치위원회가 한 자리에 모여 지역을 홍보하고 자랑하는 대회에서 3번이나 장려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더욱 결과를 기대해 볼 만 했다. 그렇게 준비한 결과 그 해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믄 전국주민자치위원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들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나눔공부방'과 '작은도서관'이었다. '나눔공부방'은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사랑을 나눠줌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시작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2005년 지역의 한 어린이가 경제적 사정으로 사설 학원을 다닐 수 없는 처지를 딱하게 여긴 통장이 주민자치위에 건의하면서 처음으로 월례회에 발의됐다. 방과 후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결손가정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부족한 공부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으로 정의돼 전문강사 2명을 초빙해 매일 2시부터 10여 명의 아이들과 수업 및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언뜻 보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공부방에 지나지 않지만 옥포2동 주민자치위가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숨겨진 탄탄한 운영체계에 있었다.

강사를 초빙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그 외의 운영비를 '100인 후원회'를 만들어 기부받는 형식을 선택한 것이다. 사정이 넉넉한 주민들에게 각 1만원씩 100만원을 기부받아 자칫 주춤할 수 있던 재정에 버팀목을 만들었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한달 여만에 90명의 후원자가 생겨 120만원의 성금을 모을 수 있었다. 이런 지속적인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2011년에는 승마체험, 영화관람 등 문화활동의 기회도 주어지게 됐다. 현재는 아이들의 감소로 운영이 중단되고 일부 프로그램이 옥포복지관으로 편입된 상태다.

하지만 8년 전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부터 나눔공부방을 다녔던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나 또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조력자 역할을 했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인 '작은도서관'은 청소년들의 독서권장을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지역 가까이 도서관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옥포도서관으로 편입되기 전까지 지역민들에게 알찬 공간으로 각광받았다. 정기적으로 독서감상문대회도 열고 생태학습장 견학도 실시하며 문화생활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2008년에는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돼 그 부상으로 받은 1억원의 지원금으로 외국인 마을을 건립했다. 지역 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외국인이 함께하는 살기좋은 마을'로 명명해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취미생활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의 힘으로 지역을 만들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주민들에게 '배움의 장' 마련에 중점을 뒀다. 활동적인 건전한 문화생활과 건강한 심신 만들기를 목표로 댄스스포츠, 풍물, 서예 등 16개의 자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재능을 각종 행사 및 대회에서 뽐내기도 했는데 특히 지난해는 서예교실 수강생들이 경남 서예대전과 경남휘호대회, 남도서예문인화대전 등 각종 서예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치프로그램의 긍정적인 본보기가 됐다. 그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프로그램들이 취미생활을 찾는 주부들에게도 '인기만점'이 됐다. 

자치프로그램 뿐만아니라 거제시의 대표축제라 불려도 손색없는 옥포대첩제와 겨울펭귄수영축제도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올해로 51회째를 맞은 전통깊은 옥포대첩제는 이순신 장군의 옥포대첩을 기원하는 행사로 옥포대첩기념공원과 옥포중앙공원 등에서 다양한 공연도 열리며, 옥포시내 일대를 행군하는 승천행사가장행렬도 열린다.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한마음 걷기대회는 지역민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친목도모에도 보탬이 됐다. '거제시 겨울축제의 꽃' 펭귄수영축제 또한 겨울철 거제의 대표적 축제로서 이미 다른 시·군에도 정평이 나 있다.

행사기간이면 덕포해수욕장 일대가 건강한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룰 만큼 각종 언론사들이 주시하고 있는 행사 중 하나다. 반대로 한여름밤 무더위를 말끔히 날려줄 축제인 '한여름 밤바다 별빛달빛 음악회'도 볼거리 중 하나다.

올해 3회를 맞아 역사는 깊지 않지만 매년 주민들과 덕포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해마다 방문객들의 수가 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로 밤바다의 시원한 바람에 실려 색소폰과 기타의 선율도 느낄 수 있고, 댄스공연과 마술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돼 있어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다. 

'지역민을 생각하는' 그들의 열정은 봉사활동에서도 빛을 발했다. 연말에는 한글교실을 수강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생신잔치를 열어 축하공연 및 소정의 선물을 드리기도 하며, 길거리 환경정화 및 기초질서&친절실천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기초질서&친절실천 캠페인은 환경정화와 친절을 독려하는 피켓을 들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다양한 활동 덕분도 있지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상을 수여하고도 타 지역의 좋은 사례를 끊임없이 벤치마킹 하기 위해 정진하는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 노력도 그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올해도 우수사례로 선정된 순천 남제동을 방문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례를 배우고 돌아왔다. 지난 2일에 있었던 하계 단합회 또한 단순히 자치위원회의 단합대회의 개념을 벗어나 옥포2동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예전부터 자매결연을 맺어온 함양군을 방문해 서로를 격려하고 좋은 사례를 공유하고 돌아왔다. 

수많은 활동을 이어 오면서도 28명의 자치위원들은 앞으로 '날마다 좋은날'이라는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매일 물건이나 음식들을 직접 판매하고 홍보하면서 지역특산물과 상인들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 주 목표다.

이처럼 청소년과 노인, 여성, 지역상인 등 자칫하면 지역사회에서 소외받을 수 있는 약자들을 위해 그들의 불편에 더 큰 귀를 기울이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가까이에서 그들을 경험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옥포2동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거제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나의 힘으로 똘똘 뭉친' 28명의 옥포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있기에 지역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 누구도 슬픔과 아픔을 겪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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