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지난 4일 설명회서 일조권·교통문제로 와치마을 주민들과 반목
와치마을, 환경분석 위한 예산 이미 확보…변호사 선임해 법적대응 예정

장평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주민들의 갈등을 조장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 '장평주공1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장평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고 재건축 추진경위 및 절차, 사업개요, 향후 일정 등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일조권 문제를 놓고 장평주공아파트(이하 주공아파트) 주민과 주변의 와치마을 주민들 사이에 반목만 일으킨 채 파행으로 치달았다.

와치마을 주민들이 일조권 문제 해결을 주장한데 대해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라는 발언으로 자극했기 때문이다.

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이러한 태도에 분노한 와치마을 주민들은 곧바로 회의를 갖고 일조권 문제에 대해 한치도 양보하지않을 것이며 정문이 계획된 곳의 도로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간 갈등으로 일단락된 이날 설명회에는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임을 반영하듯 주공아파트 주민 및 와치마을 주민 등 장평주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거제시와 추진위원회의 간단한 설명에 이어 진행된 주민의견 청취에서 와치마을 한 주민은 작심한 듯 일조권과 진입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아파트 북쪽 와치마을 12세대가 일조권을 침해당할 뿐 아니라 장평초등학교 앞 진출입 가감차선을 장평오거리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같은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정비구역 지정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이 되기 전에 미리 거제시가 나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협의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거제시와 시행자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의 결정권자인 재건축주택조합이 설립된 후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경남도와 도시계획심의위원에 정비구역 지정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신청할 때 반드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함께 적어 심의 받고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공아파트 한 입주민이 "주공아파트는 건축된지 오래돼 쓰레기 수거차량이 제대로 진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환경이 열악해 재건축이 시급하다"면서 "도시정비와 대의를 위해 일부 일조권 침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와치마을 주민들을 자극했다.
 특히 그의 주장에 동조한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큰 박수로 동의를 표해 이에 반발한 와치마을 주민들이 설명회장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사태로 번졌다.
 와치마을 주민들은 설명회장을 나와서 곧바로 모처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일조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절대 재건축할 수 없도록 강력하게 반대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와치마을 한 주민은 "서로에게 피해가 없는 가운데 재건축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려 했는데 이처럼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감정을 자극하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느냐"며 "와치마을 주민피해를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 환경분석을 의뢰하기 위한 예산 1200만원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와치마을 주민들은 자체 환경분석을 통해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절차도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재건축되면 정문으로 사용될 예정인 주공아파트와 와치마을 사이의 도로를 주공아파트에서 이용하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로는 와치마을 주민들이 땅을 매입해 도로를 개설하고 거제시에 기부채납했기 때문에 마을 소유의 도로라는 주장이다.
 한편 장평주공1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장평동 337번지 일원 4만2712㎡를 2017년까지 재정비하는 사업으로 현재 5층 건물인 560세대를 허물고 최고 27층 766세대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당초 최고층 29층 778세대로 계획됐지만 거제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내용을 반영해 최고층 27층으로 낮추면서 세대수도 766세대로 줄였다.
 계획에 따르면 24평형 134세대, 29평형 48세대, 33A형 234세대, 33B형 114세대, 38평형 48세대 등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거제시는 7월 중 경남도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고 실과협의를 거쳐 10월에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 11월 정비구역 지정 및 고시할 계획이다.
 이후 재건축주택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장평주공1단지아파트는 560세대 중 소유주가 191세대에 불과하며 나머지 369세대(65.9%)는 세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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