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농협 옥수동지점 옆「한아름꽃방」
웨딩화환, 외국인 전문 배달서비스…'다시 찾고싶은 꽃집'으로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라는 로크의 명언이 있다. 그만큼 꽃은 공간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고백 할 때나 축하를 전할 때 꽃을 전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꽃을 주는 것은 자연이고 그 꽃을 엮어 화환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라는 말처럼 이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가게가 있다.

자연에서 받은 선물을 손끝에서 예술로 탄생시키는 전국배달전문 꽃집 '한아름꽃방(대표 이애경)'이 바로 그 곳이다.

능포동 옥수시장 입구 맞은편에 위치한 한아름꽃방은 12년 전부터 한 자리를 계속 지키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조그마한 가게에 촉촉이 물을 머금은 식물과 꽃들이 가게 안을 향기로 가득 채우고, 가게 입구에는 다육식물과 선인장 등 조그마한 화분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손님을 기다린다.

항상 향긋한 꽃내음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우면 주인 이애경 씨를 통해 전파되는 행복바이러스도 몽글몽글 넘쳐 흐른다.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에게 꽃집을 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냥 꽃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지금 내 나이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라며 또 한 번 깔깔 웃는다.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부터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항상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던 그가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17년 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3년간 노력끝에 꽃꽂이 사범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또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이후 꽃가게 운영과 함께 사람들에게 꽃꽂이도 가르치며 그만의 특기를 이용해 웨딩화환과 축하화환 만드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이 씨가 다니는 교회에서 치러지는 결혼식에 쓰이는 화환과 부케는 언제나 그의 손을 거친다. 가게 한 쪽 냉장고에는 화환에 쓰일 빨강·분홍·흰 장미 등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전국꽃배달 회원으로 등록해 사연접수를 받아 가까운 곳에 꽃과 화분·화환 등 요청이 오면 일요일을 제외하고 24시간 어느 때라도 손님을 위해 가게로 발걸음을 옮긴다.

결혼시즌인 5·6월과 졸업시즌이 되면 쉴 틈 없이 바빠지는 것도 "나만의 특권"이라며 행복해하는 그다. 영어가 유창한 덕분에 외국인들의 배달주문도 거뜬히 해결해 한국 손님 못지않게 외국 손님들도 많다. 각각의 개성에 맞게 데코레이션을 하고 직접 고객에게 배달하는 것까지가 그의 임무다.

12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며 손님과의 신뢰를 중요시한 그만의 철학 때문인지 그를 믿고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고 한다. 흉흉한 세상이지만 가게를 열고 있는 중에도 오랜 볼일에 자리를 비울때면 가게 문을 열어둔다는 이 씨. 그래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가게 물건을 도난당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단골 손님들은 가게에 들러 잠시 가게를 봐주기도 하며 한 번 가게를 이용한 사람들은 전화로 주문하는 것이 가게가 돌아가는 일상적인 패턴이다.

남자 손님들이 와서 '어떻게 하면 아내의 기분을 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조언과 함께 상황에 맞는 꽃을 추천한다. 백이면 백, 결과는 당연히 좋았다고. 남자손님들이 스스럼없이 "이모~" 하며 다정히 부르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가게를 운영하면서 힘든 일이 있을 법도 한데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꽃꽂이라는 것도 육체적 노동이 따르는 일이지"라고 하면서도 "근데 일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힘든 일도 가뿐히 해결된다"고 전했다.

"다음에 꽃 사러 올게요" 하며 가게를 나가는 기자에게 "꽃 살거면 남자친구 보내고 그냥 놀러와"라며 농담을 건넨다. 한아름꽃방의 꽃이 향기롭고 고운 이유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꽃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꽃을 관리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주인 이 씨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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