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업고를 소개합니다

전문 인력 양성 위한 특성화 교육으로 인기상승…각종 자격증 취득위해 학생들 '열공'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수상 등 '공부안하는아이들'에서 '우수한인재'로 변신

'드르륵, 쿵쾅쿵쾅, 슥슥'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시끄럽게 떠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체모를 소리 속으로 사라진다. 때마침 뚱땅거리는 망치소리와 드릴소리가 들려오고, 맛있는 냄새가 오감을 자극하기도 하면서 어느 순간 학생들의 손끝에서는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H.A.P.P.Y'. 경남산업고등학교(교장 유재일·이하 산업고)의 슬로건이다. 평범하게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Honor(명예를 중시하는), Ambition(야망을 키우는), Passion(교육열정이 넘치는), Power(인재양성에 힘 있는), Yes. I can(자신감을 키우는)의 약자다.

유재일 교장을 비롯해 60여 명의 교사들이 함께하고 있는 산업고는 1953년 하청고등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거제농업고등학교, 거제종합고등학교를 거쳐 2007년 경남산업고등학교로 교명을 확정했다.

일반고등학교와 달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고교인만큼 다양한 학과가 있다. 기존 디지털전자과,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 조리과, 미용과, 원예과가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2013학년부터는 디지털전자과,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가 조선해양전기과로 편입됐으며 조리과는 관광조리과로, 미용과는 뷰티디자인과로 과명을 변경했다.

원예과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제외돼 현재는 2·3학년만 재학 중이다. 특별히 원예과목은 1학년 학생들의 취미활동 과목으로 지정돼 꾸준히 활동 중에 있다.

특성화교육이 이루어지다보니 각 과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포괄적 학문인 '공부'를 초점으로 두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해 전문적으로 배우고 익히며 전공분야에 자긍심을 높이고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능사자격증 시험 및 각종 대회가 빈번히 열리는 6월이 되면 어둠이 내린 교정에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 때문에 불이 꺼지질 않는다.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환경과 가르침 속에서 산업고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자격증은 최소 10여가지.

미용과는 미용사 자격증,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는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조리과는 양식과 한식조리기능사 및 제과기능사 자격증이 가능하며 조선해양전기과는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원예과는 조경기능사를 중점으로 배우고 있다.

이처럼 자기의 특기를 깨닫고 '한 우물'로 성공하는 것이 가능해진 개성시대에 특성화 교육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산업고의 명성은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의 관심과 정성도 한 몫 하지만 무엇보다 산업고 학생들의 의지와 열정이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이례적으로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상 수상자가 탄생했으며 경남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거 수상 뿐만아니라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공부 안하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오히려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발판이 된 셈이다. 

지난해 교육과정우수학교로 선정된 산업고는 '학교폭력 없는 학교'로 지정돼 NHK방송에 방영되기도 했으며 까다로운 절차를 딛고 거제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발명교실 유치에 성공했다.

또 경상남도에서 실시하는 특성화학교 해외인턴십 파견에 디지털전자과 학생 3명이 파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올해는 조리과 학생들 위주로 8명이 2차 시험 준비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2012년 우유급식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뒤따랐다. 2010년 9월 취임한 유재일 교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퇴색된 교정과 이끼가 무성하던 스탠드, 그리고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항상 어두운 표정을 짓던 아이들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며 그 때를 회상했다.

"덕분에 학교장으로서 책임과 능력을 발휘해야 할 의무감이 생겨 HAPPY 산업고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교무부장 이선호 교사도 "6년 전 처음 학교에 발령받아 왔을 때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라고 말을 보탰다.

매년 11월 열리는 동백제는 산업고의 성장을 보여주는 중심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년간 학생들이 교육과정 중에 만든 그림, 포트폴리오와 디지털전자과의 로봇,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의 애니메이션과 그래픽 작품, 조리과의 전통음식과 미용과의 헤어 및 네일아트 작품 등과 원예과의 타피어리 등이 축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이날은 학생들이 특기를 살려 가게도 열고 노래자랑도 하며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앞으로 지게차 기능사반 개설과 기존 부사관반, 대기업반 운영에도 힘쓰며 잠시 주춤했던 전문교육의 결실에 좀더 알찬 영양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완벽한 완성'보다 '꾸준한 변화'를 중시하고 있는 거제 유일 특성화고교 경남산업고. 수백명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며 함께 소통하고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는 교장과 어떤 분야에서도 소홀함없이 뒤처진 학생의 손을 이끄는 전문 교직원들속에서 그 기운을 이어받아 오늘보다 내일의 소식이 더 궁금해지는 명문 전문 고등학교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