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운면사무소 옆「이삐분식」]5년간 맛·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초등학교와 가까워 학생들에 인기

초등학교 앞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은 분식점에서 떡볶이, 꼬치 등 분식을 사먹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혹은 돈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그저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소한 사실에 행복을 느끼던 것이 우리네 학창시절의 모습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청소년 놀이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즘의 초등학생들에게도 친구들과 분식을 사먹는 간단한 행복은 놓치기 싫은 것 같다.

일운면 지세포리 '이삐분식(대표 김상희)'에 가면 이처럼 정겨운 모습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이삐분식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 그 의미를 묻자 전 주인이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었다는데 김 대표의 마음에도 쏙 들어 계속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 분식점은 일운면사무소에서 50m 거리에 있으며 일운초등학교에서도 가장 가까운 분식점이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 손님이 80%에 달할 정도로 초등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500원에서 2000원까지의 저렴한 가격에 모든 메뉴를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초등학생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김밥, 떡볶이, 어묵, 꼬치 등 다양한 음식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곳에서 손님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단연 '컵볶이'다.

충청도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친동생이 공수해주는 특별한 고춧가루 덕분에 떡볶이의 매콤함은 다른 가게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매콤한 떡볶이가 일회용 종이컵에 가득 담기니 음식을 가지고 나가기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이 즐겨 찾을 만하다.

김 대표가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는 햇수로 5년째다. 옥포 길거리에서 떡볶이 등 분식을 팔던 김 대표는 시의 계속되는 노상적치물 단속으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다 5년 전 이삐분식을 인수하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가 이삐분식을 인수하면서부터 일이 술술 풀렸다.

다소 저렴한 가격임에도 많은 손님이 찾아와준 덕분에 하루 평균 7~8만원의 매출은 거뜬히 올리는데다 간혹 단체손님이라도 오게 되면 대량주문으로 인해 하루 1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고.

또 특유의 부드러운 인상으로 웃음 짓는 김 대표의 성격 덕분에 이웃상인들도 편하게 쉬었다 가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이 극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취재 도중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이 꼬치를 사러 들어왔다. 이중 한 학생이 꼬치를 먹으려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말에 자연스럽게 외상을 해주는 모습에서 김 대표의 넉넉한 마음씨가 느껴졌다.

김 대표는 "어떤 아이는 버스비가 없다면서 돈을 꿔가기도 한다"면서 "갚지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어리니까 그럴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매일 아침 통영 서호시장에서 들여오는 싱싱한 재료로 손님을 대접하고 날이 선선해지면 붕어빵까지 병행한다는 김 대표의 하루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런 그에게 장사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김 대표는 "옥포에서 할 때보다 장사가 잘 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 이웃사람들과도 편하게 지낼 수 있어 행복할 따름"이라며 "역량이 닿는다면 10년 이상 계속하고 싶다"고 넉살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의 선한 웃음에 '이삐분식'의 앞날도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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