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종합시장 2번 골목 [도나네만두]
3년간 대표메뉴 만두로 승부…신선한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어 인기

대한민국 대표간식 분식을 떠올리면 쫄깃한 '만두'를 빼놓을 수 없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어도, 식초와 고춧가루를 섞은 간장에 찍어먹어도 한 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환상의 맛을 자랑한다. 기자도 학창시절 '김떡순'을 물리치고 하나둘씩 집어먹던 잡채만두나 고기만두를 생각하면 군침이 절로 돈다.

이렇게 만두를 파는 곳은 많지만 정작 만두는 '김떡순'과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고현시장에 가면 그 고정관념을 깨고 만두 하나로 손님의 발길을 붙잡는 가게가 있다. 고현시장 2번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보이는 '도나네'(대표 안계돈)가 바로 그 곳. 다섯 걸음 앞둔 위치에서도 금방 쪄낸 만두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이 곳의 메뉴는 간단하다. 그만큼 대표 메뉴 몇 가지로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납작만두, 왕만두(야채빵) 등 만두의 대표 메뉴를 비롯해 달콤한 팥이 들어간 찐빵과 생칼국수도 판매한다. 가게 한편에서는 주인 안계돈 씨가 철통 같은 보안 속에서 이 집만의 특별한 만두소를 만들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안 씨가 특별 제작한 만두소와 피를 이용해 만두를 빚고 있다.

선한 인상의 친절한 주인 안 씨 부부가 고현시장에서 가게를 시작한지는 3년 정도 됐다고 한다. 그 전까지 서울에서 만두장사를 해온 탓에 만두가게를 차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지금은 이 곳에서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아주머니 2명과 함께 4명이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새벽 4시 동트기 전 안 씨는 가게에 모습을 드러낸다. 당일 판매할 만두를 위해 전날 늦은 오후 손질해둔 양파, 부추, 당면, 고기 등을 이용해 만두소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는 "만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그 날 신선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장사 준비에 임한다"며 맛있는 만두의 비법을 살짝 공개했다. 그 외에 나머지 맛의 비밀은 주인 안 씨 외에는 아무도 모를만큼 '출입금지' 구역에서 오랜 기간 매일 직접 정성스레 만들고 있다.

장사 준비를 마치고 시장이 시끌벅적해지는 9시부터는 손님들에게 맛있게 쪄낸 만두와 찐빵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장사가 시작되면 4개의 찜통에는 쉴새 없이 만두와 찐빵이 쪄진다.

납작만두는 얇고 크지 않아 찜통에 넣고 5분 이하를 쪄서 금방금방 원하는 손님들에게 나갈 수 있지만 왕만두나 왕찐빵은 10분 이상을 쪄야 완성되기 때문에 비교적 까다롭다. 그렇게 쪄낸 만두는 실온에서 식히거나 급한 때는 손수 부채질로 식혀 손님들에게 팔려 나간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쪄내도 눈 깜짝할 사이 없어지는 것이 이제는 놀랍지 않다. 정성과 맛이 가득 담긴 만두를 우연히라도 맛 본 사람들은 다시금 발길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 집의 묘한 매력이기 때문.

그들은 "우리 가게에 온 손님들은 대부분 직접 사서 먹어보고 오는 손님보다 우연히 먹어보고 맛있어서 찾는 손님들이 많다"며 "음식장사를 하는 가게는 다 그렇 듯 "맛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차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 하루치 양을 만들다 보니 힘든 것도 사실. 좀 더 많은 손님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이 만들지만 한계가 있다보니 만두가 모두 팔린 후에는 예정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 그래서 5시 전후가 되면 대부분 그날의 만두는 동이 나고 안 씨 부부와 직원들도 하루 장사를 마무리한다.

앞으로도 계속 맛있고 알찬 만두를 만들기 위해 게을리 하지 않을 거라는 도나네의 안 씨 부부. 덕분에 만두는 더 이상 '길거리의 요깃거리'가 아닌 하나의 정성스런 '든든한 식사 한 끼'가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면 고현종합시장 도나네(055-635-9096)를 찾아보자.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