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1000명당 이혼율 2.7%…경남 최고·국내 7번째 높아
외도·가정폭력 등 원인…전문가 "사회적 인식변화 필요" 주장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가정폭력 등 부부갈등으로 인한 이혼의 증가가 심각한 지역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이혼율을 낮추기 위한 사회적 인식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7%다. 이는 경남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데다 전국에서도 7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높은 이혼율에 대해 다양한 요인을 내놓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거제의 산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산업구조상 조선업 종사자들이 많고 타 도시에 비해 일찍 안정적인 생활을 꾸리다 보니 비교적 젊은 나이에 결혼하는 남성들이 많은 상황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31.21세로 이 역시 경남에서 가장 어린나이에 속한다.

하지만 일찍 결혼하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 남녀가 모여 있으니 외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

실제 지난해 거제가정상담센터에서 이뤄진 2874건의 상담 가운데 부부갈등 문제로 상담한 경우가 677건인데 이중 상당수가 남편 또는 아내의 외도 문제로 빚어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거제가정상담센터 관계자는 "면 지역에 비해 동 지역이 외도문제 상담이 잦은 것을 보면 젊은 남녀가 집중돼 있는 도시의 특성이 작용한 것 같다"며 "일찍 결혼하는 만큼 결혼생활에 대한 책임감 등을 배울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폭력문제가 이혼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27만2580건의 폭력사건이 있었으며 이중 43%인 11만8170건이 가정폭력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같은 문제는 거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제가정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으로 상담한 경우가 373건이며 이는 전체의 1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수치는 가정내에서 상습적인 폭행이 만연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가정상담센터 관계자는 "우리가 가정폭력을 집안일로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피해자들이 참다못해 이혼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가정폭력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시민의식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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