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시절-기성신문 제2호 1991년 5월10일자]수렵견·가정견으로 인기…지금은 혈통 끊겨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나라의 동식물 종류를 보유하고 이를 보호육성함은 그 나라 국민에게 부과된 중대한 과업이며 또한 귀중한 문화재원이다, 그 동식물 중에서도 사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종류의 것은 더욱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고유견들도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대표 견종으로는 '진도견' '풍산견' '거제견(일명 도서견)' 그리고 '삽살견' 등 4가지 종류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견은 사람에 대한 충성심이 타 견종에 비해 월등히 강하고 가정견과 엽견으로서도 세계 최우수견의 장점을 다 갖추고 있다.

거제견은 진도견보다 약간 큰 체구에 의젓한 모습으로 산짐승들을 포획하면서도 가축과는 같이 놀아 준다는 것이 다른 엽견과의 큰 차이점이다.

대부분 사냥하는 개들이라면 가축과 산짐승을 구별할 줄 모르고 눈앞에 나타나면 무차별 공격을 가하지만 유독 '거제견'만은 뚜렷이 구별한다는 것이 특이한 사실이다. '진도견'도 한 때는 멸종위기까지 맞았으나 국가에서 천년기념물 제53호로 지정하여 보호 육성하게 되었고 1982년 4월 10일 국제견연맹(IDF)에 등록도 됐다.

1969년도에는 전설속에 묻혀가던 '삽살견'도 경북대학교 수의대 탁영빈 교수의 끈질긴 노력으로 현재는 60여 마리가 보호육성되고 있다. '풍산견'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졌지만 듣는 바에 의하면 이북에서는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는데 김이성개라 하여 우상화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우수한 독자적 기질을 가진 거제견이 기억도 되지 않고 세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났다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독일 및 일본 등 선진 국가에서는 애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 현재 보호 육성하고 있는 견종만 하더라도 각국마다 10여 종 이상이며 특히 영국은 50여종 이상의 견종을 확보하고 다른 나라의 견종을 수입해 신품종 작출에도 안간힘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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