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준공 5% 남기고 '스톱' … 인부들 임금 못받은 지 5개월째
D건설 "새 계약서 작성" 요구 … 건축주 "하기 전과 말 달라" 난색

▲거제면에 위치한 모 보육시설의 신축공사가 준공 5%를 남기고 멈춰버렸다. 시공사와 시행자 간의 계약다툼에 인부들이 5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공사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사진은 공사현장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인부들과 시행자의 모습.

거제면에 위치한 모 보육시설의 신축공사 도중 공사대금이 미납되는 등 피해를 입은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면서 시행자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육시설의 완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임금을 받지못한 인부들의 불만만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한 이 시설은 모 사회복지법인이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직장보육시설로 지으려던 것으로 95%의 공정률을 보이며 타일 및 도배작업만 남겨놨던 지난해 12월 돌연 공사를 중단했다. 시공사인 D건설에 따르면 전체 공사대금의 55%인 4억7700여 만원이 미납된 채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 이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던 인부들이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며 공사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달 문을 열 예정이었던 보육시설도 개원을 미루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됐다. 시공사는 새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시행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기존 1층으로 계획됐던 건물을 2층으로 증축하게 되면서 시행자에게 계약서를 새로 작성할 것을 요구했지만 시행자는 과거의 계약사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버티고 있다는 것.

시공사 관계자는 "새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채로 4개월 가까이 지났다"며 "계약문제 때문에 추가되는 비용도 받지 못해 임금을 지불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현장 인부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고 있다며 아우성이다.

한 인부는 "산재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임금도 못 받는 처지라니 화가 난다"며 "시행자와 시공사 간의 싸움에 애꿎은 인부들만 힘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부도 "지금 당장 돈을 주지 않더라도 돈을 주겠다는 확답만 받는다면 공사를 마무리할 생각이 있다"며 "그런 답변조차 듣지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보육시설 신축을 계획했던 사회복지법인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가 넘어가면서 노동부로부터 지원을 더이상 받을 수 없어 돈을 지불하고 싶어도 줄 돈이 없다는 것. 또 계약문제에 대해서는 시공사 측이 2500만원 가량이면 증축이 가능하다고 해서 믿었다가 증축을 마치고나니 1억 이상을 요구하는 등 말이 달라져서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복지법인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이다보니 노동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예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보육시설 개원이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단 일을 시작하면 돈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채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라며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되니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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