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9기 분포, 관리는 청곡리지석묘 등 3기만
편의시설 없는 등 관광객 외면…6기는 이정표도 없어

▲ 선사시대 유물인 지석묘가 편의시설 조차 마련돼있지 않은 척박한 환경에서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사진은 도 지정문화재료 제88호인 사등면 청곡리의 지석묘.

'관광거제'를 외치고 있는 거제시가 선사시대 유물인 지석묘(고인돌)를 관광자원으로서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

거제에 분포돼 있는 지석묘는 사등면의 청곡리지석묘와 일운면의 지세포리지석묘를 포함해 둔덕면의 학산리지석묘, 술역지석묘, 영등포지석묘, 연초면의 대촌지석묘, 송정리지석묘, 중리지석묘, 하청면의 와항지석묘 등 모두 9기다.

이중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8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청곡리지석묘와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학산리지석묘와 지세포리지석묘 뿐이다.

나머지 6기에 대해서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처럼 3기의 지석묘만이 관리를 받고 있음에도 이 3기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곡리지석묘의 경우 안내판과 이정표만이 그곳이 청곡리지석묘임을 알리고 있었을 뿐 제대로 된 주차장이나 편의시설조차 마련돼 있지않는 등 도 지정문화재에 걸맞은 시설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청곡리지석묘를 찾는 발길은 뜸할 수밖에 없다.

청곡리지석묘 인근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솔직히 일부러 지석묘에 가는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다"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다고 시설을 마련하지 않을 게 아니라 시설을 마련한 뒤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기념물인 학산리지석묘와 지세포리지석묘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석묘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만이 세워져 있고 안내판과 주차시설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지정관리 받고있는 3기 외에 나머지 6기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황. 실제 기자가 지역의 지석묘들을 확인한 결과 6기의 지석묘들은 이정표나 팻말 하나 없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둔덕면에 사는 한모(42) 씨는 술역지석묘를 가리키며 "이 동네 살면서 이게 고인돌인줄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며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줄 만한 팻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예산배정 과정에서 늦어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예산범위 내에서 중요문화재 순으로 시설 마련에 주력하다보니 지석묘가 후순위로 밀려나게 됐다는 것이다.

시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지석묘 주변이 사유지가 많아 주차시설 등을 확보하려면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나게 됐다"며 "앞으로 적절한 예산배정을 통해 지석묘의 편의시설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지석묘들도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다"며 "향후 지정관리 받는 지석묘가 많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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