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지구대의 든든한 버팀목 - 박정원 경위

"청소년 올바른 길 선도, 가장 보람 느끼죠"

대민 서비스 하고 싶어 지구대 자처 … 야간 근무 뒤엔 언제나 '녹초'

"남자로서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 경찰 아닐까요? 때론 힘들기는 하지만 힘든 뒤에 찾아오는 보람 덕분에 경찰이란 직업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집니다."

옥포지구대의 든든한 버팀목인 박정원(52) 경위(3팀장)는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 대단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박 경위는 "가끔씩 내가 왜 경찰이라는 직업을 택했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그런 갈등을 이겨낸 것이 지금은 다행스럽다"며 "1년을 못버티고 경찰복을 벗는 신임 경찰들을 볼 때 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1986년 경찰복을 처음 입은 뒤 당시 아주파출소에서 2년을 근무하고 경찰서로 들어가 교통·정보·보안 등의 부서에서 다년간 일했다. 이후 지구대로 편입된 박 경위는 올해로 팀장 6년차다.

고향이 거제면 송곡마을인 박 경위는 지역민에 대한 대민 서비스를 하고 싶어 지구대 근무를 자청한 케이스.

박 경위는 "지역 경찰의 주 임무가 대민 관련 업무"라며 "장승포를 빼고는 모든 지구대에서 근무를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행정과 달리 경찰 행정은 제재와 규제가 대부분"이라며 "그런 단점 때문에 수사부서를 꺼리고 대민행정을 펼칠 수 있는 지역경찰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힘든 점은 주취자 문제. 박 경위는 "가정폭력과 부부싸움, 일행간의 실랑이 등 대부분의 사고가 술과 연관이 있다"며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도 이해를 잘 못해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동절기에는 주간에 평균 10건, 야간에 25건 정도의 사건·사고가 발생하는데 야간에 일어나는 사건·사고의 대부분이 주취 관련 건이라고.

박 경위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퇴근해 집에 들어가면 씻는 것 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힘들다"며 "기분 좋아라고 마시는 술인 만큼 적당한 수준에서 즐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거제는 인구가 25만명이 안돼 2급서에 머물러 있다. 1급서가 되면 직원이 대폭 늘어나게 되는데 박 경위가 바라는 유일한 희망이 바로 1급서 승급이다.

박 경위는 "지금 인구가 24만명 가량 되는데 조금만 더 늘어 25만명을 빨리 넘어섰으면 좋겠다"며 "경찰 인력이 확대 배치돼야 경찰 1인당 맡겨지는 시민 수가 줄어 더욱 효율적인 경찰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7∼28년을 근무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일까?

박 경위는 "청소년 지도를 통해 올바른 길로 인도했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반성문을 쓰게 하면서 진정으로 뉘우치도록 지도했는데 성인이 돼서 인사차 찾아오는 경우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경찰 활동에서 가장 힘든 시기는 4∼5년차.

박 경위는 "신임 첫 해를 잘 넘긴 경찰들 대부분 4∼5년차 정도에 회의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다그치고 경찰 임무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들을 위한 격려도 아끼지 않는다.

정년이 될 때까지 항상 시민들의 곁에 있고 싶다는 박 경위는 남은 임기를 각 지구대에서 보내고 싶다고 한다.

"시민들을 만날 때가 가장 즐겁다"는 박 경위. 경로당 할머니의 손을 꼭 부여잡으며 "건강하이소"라고 한 마디 건네는 박 경위의 친근한 모습이 됀지 든든하게 느껴진다.

 

옥포지구대의 '자라나는 새 일꾼' - 여은정 순경

"가출한 아이 보듬어 안을 때 제일 뿌듯했어요"

난동 부리는 주취자 감당하기 가장 힘들어 … 40대에는 한 분야 전문가로 '우뚝'

"범인만 때려 잡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업무가 다양하더라고요. 그래서 경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그 때부터 경찰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옥포지구대 '막내'인 여은정(25) 순경이 경찰이 된 동기는 특별했다. 지난해 8월1일 옥포지구대로 발령을 받은 여 순경은 교통·학생 선도·정보 조사·외사·보안·경무·지능·수사·사이버 등 업무의 다양성에 매력을 느껴 경찰이 됐다고 한다. 아직 6개월 밖에 안된 '초보 경찰'이지만 여 순경의 꿈은 당차고 야무지다.

여 순경은 "젊을 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며 "경력이 15년이 넘어서 40대가 되면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박 경위와 마찬가지로 여 순경도 가장 힘든 부분으로 주취자 문제를 꼽았다. 여 순경은 "야간근무 시간대는 언제나 주취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에 취하니까 대부분이 용감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하는데 술 깨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모습을 볼 때 참 허무해지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3개월 가량의 순찰 근무 때는 '치매 할아버지' 에피소드가 유난히 기억난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가출했으니 찾아달라는 제보를 오전에 받고는 수배 전단지를 만들어 옥포 전역을 헤집고 다녔으나 끝내 못찾았었는데 오후 5시께 '모르는 할아버지가 집에 들어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그 할아버지를 찾게 됐다는 일화다. 가장 보람있었던 일도 박 경위와 유사하게 청소년 상대 민원이다.

여 순경은 "학생들 가출신고가 종종 들어오는데 일단 누나나 언니의 입장에서 문자 메시지를 먼저 넣고 다독인다"며 "빠른 시간내에 집으로 귀가하도록 조치를 취하는데 부모들한테 반항하던 애들도 경찰 말은 잘 들어주는 것 같아 그럴때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보라서 많이 부족하지만 틈나는대로 공부하며 제대로 된 경찰관이 되려고 노력한다"면서 "아직까지 기온이 쌀쌀하니 술 드시는 분들 절대 길에서 주무시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인다.

당당하면서도 도전적인, 그리고 원대한 포부까지 가지고 있는 여 순경의 15년 뒤의 모습은? 거제를 대표하는 '모범 경찰관'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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