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세포중학교 총동문회…2006년 재결성 후 기수별 모임·기금 조성 등 기반 다지기에 '총력'

후배들 위한 장학기금 조성 '최우선'…체육관·급식소 건립에도 노력
방과후 프로그램·느티나무 축제 지원 등 지역민 화합의 장 이끌어

동문회는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모교와의 유기적인 연락을 위해 조직한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동문(同門)'을 '글월 문(文)'이나 배운다는 의미의 '물을 문(問)'을 쓰지 않고 '대문 문(門)'을 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문회는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울타리가 단단한 고리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제에도 많은 각급 학교 동문회가 존재한다. 의례적인 친목 모임에서 끝나는 동문회도 있고, 이름만 덩그러니 남은 동문회도 꽤 많다. 반면 각종 봉사나 사회활동을 열성으로 펼치는 동문회도 있고, 후학 양성에 온 힘을 쏟는 동문회도 있다.

지세포항을 품에 안고 있는 지세포중학교 총동창회(회장 김병원)는 의욕 넘치는 회원들이 많이 모여서 만들어진 모임이어서 그런지 후자에 속한다. 평온함을 간직한 전형적인 어촌마을에서 기반을 닦고 커 온 지세포중 총동창회, 그 내면으로 들어가 본다.

◇총동문회 탄생, 재탄생 그리고 7년

지세포중학교는 1960년 3월18일 설립인가를 받아 그 해 5월9일 개교해 올 2월14일 제52회 졸업식을 가졌다. 현재까지 총 6025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지세포중 총동창회는 1990년대 초반에 이미 만들어졌었다. 초대 회장인 박문길(2회 졸업생) 거제관세사 대표가 사비를 털어 기틀을 마련, 총동문회를 결성했다. 하지만 졸업생들이 생업 등으로 바쁘다보니 총동문회는 10년이 넘게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았고, 총동문회는 큰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그대로 역사 속으로 묻히는 듯 했다.

이후 김정록(7회 졸업생) 전 일운농협 조합장을 중심으로 총동문회 재결성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마침내 2006년 재창립 정기총회에서 2대 회장에 고 마우생(2회 졸업생) 선창유료낚시터 대표가 취임하게 된다.

고 마 회장은 취임 후 2년간 총동문회를 이끌어 오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총동문회의 많은 회원과 재정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재창립 된 총동창회는 3∼4대 신영도(9회 졸업생·건설업) 회장이 맡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그 기반을 더욱 튼실하게 다지게 된다. 신 회장은 4년간 회장단 구성과 각 기수별 모임을 체계화하기 시작했고, 후배들을 위한 장학회를 만들어 기금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올 5월 정기총회에서 5대 회장으로 김병원(13회 졸업생) 거제요트학교 교장이 취임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취임사에서 "참여와 화합 속에 발전하는 거제지역 최고의 총동문회로 만들겠다"며 "선배는 후배를 사랑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세포중학교 전경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에 '주력'

5대 김병원 회장이 취임한 지세포중 총동창회는 2∼4대 회장단이 다져놓은 '화합과 단결'이라는 초석 위에 후배들을 위한 각종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 지세포중학교 보다 늦게 개교한 중학교들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데 반해 우리는 지금까지 후배들에게 장학금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현실이 부끄러워 장학기금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동창회에서 1차로 조성하려고 하는 최소한의 장학기금은 5000만원. 전 회장단에서 회장단 분담금을 장학기금으로 출연하면서 다진 기초 위에 기수·개인별로 모금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항상 필요성은 거론되면서도 상당한 용기와 부담이 뒤따랐던 기금 조성은 5월 정기총회 이후 꾸준히 적립되기 시작해 현재는 3000만원 가량이 적립됐다. 총동창회는 5000만원이라는 1차 목표가 달성되면, 2차로 1억원 이상 기금을 확보해 장학재단을 설립한다는 큰 계획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졸업과 입학 시즌에 몇몇 학생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게 전부였다"며 "더 많은 후배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장학기금을 꾸준히 늘려 우리 후배들이 모교와 고향에 대한 사랑을 더욱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총동창회는 일운면 번영회 장학재단(이사장 김갑열·8회 졸업생)과 장학금 지급 시기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운면 번영회 장학재단은 15억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풍부한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는데 총동창회는 졸업 때 일괄 지급하는 장학금을 각종 행사나 대회 때 지급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건의하고 있다.

▲지세포중학교 총동창회 김병원 회장

◇지역민과 함께 하는 '보금자리' 조성에도 '온 힘'

장학기금 조성과 함께 총동창회는 후배들이 보다 훌륭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학교 시설 개선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총동창회는 학생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니며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장 시설 개선에 나서 각 자치단체장들을 만나며 힘을 모아 인조잔디구장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일운면 번영회와 지세포중 학교운영위원회에 힘을 합쳐 체육관 건립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으며, 체육관 신설과 급식소 개보수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체육관은 후배들의 학업뿐만 아니라 지역민 행사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며 "지세포 발전을 위해 지세포중학교의 시설 개선에 온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총동창회는 일운면 번영회에 교사 기숙을 위한 원룸 건립 추진을 건의해 놓은 상태다. 교사 기숙 원룸이 지어진다면 교사들의 출퇴근 문제를 해소해 보다 내실 있는 수업을 기할 수 있다는 게 총동창회의 복안이다.

물론 교사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사용을 번영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여서 원룸 건립이 탄력을 받는다면 교육 내실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과 요트 학교 등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세포중 최고의 축제인 '느티나무 축제'에 지역 어르신 120여 명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학생들이 준비한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하도록 해 총동문회와 학생·지역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예술문화행사로 승화시켰다.

김 회장은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산실인 학교가 바로 서야 지역의 발전도 꾀할 수 있다"며 "후배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총동문회에서 소소한 지원이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작은 어촌마을인 지세포, 끈끈한 정과 의리로 엮인 총동문회와 학교가 있어 그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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