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박물관 1년여 지표조사 끝의 개가

<기성신문 제38호 1992년 2월22일> 자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곽유적을 갖고 있는 거제도에 잔존 성곽 중 축성수법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왜성이 발견돼 고고학계 왜성연구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제군 하청면 신동부락 산 638번지 일대 임야 해안가 해발 36m의 낮은 야산에 띠를 두르듯이 돌로 쌓은 이 성은 둘레 약3백30m, 높이 2.5m의 퇴뫼성으로 거제관내 잔존성곽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측되며 신라말~고려초 남해안 일대를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왜구 방어용으로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이 일대를 발굴, 지표조사 중인 거제박물관(관장 황수원)측은 이같은 사실을 지난 15일 학계에 알려 동아대박물관(관장 심봉근)으로부터 고증받고 사실조사 결과 왜성으로서의 증빙자료가 되는 신라말~고려초에 해당하는 토기편과 기와편 등 상당량의 유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한 발굴단은 성터의 모양과 일부 유물 등의 조사결과 당시 남해안 일대 주민들의 생활상과 대일 외교관계 및 군사적 대응책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신동부락 왜성발굴과 관련, 지표조사에 참여했던 거제박물관 나동욱씨(31)는 『성곽 축성당시 하청면 일대를 해안(海晏)이라 불렀다 하므로 이 성을 해안성으로 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성곽 유적 발굴은 지난해 12월 개관한 거제박물관의 일대 개가로 학계에선 상당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제박물관측은 지난해 초부터 당국의 지원 없이 자체경비를 털어 관내 전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지표조사를 벌여왔으며 이번 하청면 신동부락 성터발굴 외에도 내도분교 패총 등 지역문화유적 발굴·보존 활동에 헌신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한편 하청면 성곽 발굴소식을 접한 신모씨(30·신현읍 고현리)는 『지역 내에 산재한 각종 문화유적의 체계적 발굴을 위해서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행정기관에 전임할 것이 아니라 신뢰성있는 기관과 장기계약을 체결, 보다 전문화된 조사활동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