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년' 아름드리 국악예술단 개천예술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동상 '쾌거'
굵직한 지역 행사서 프로 못지않은 공연 선사반야원 등 각종 '음악봉사'도 꾸준히…

지난 17일 오후 장평 성원상가 지하 1층.

국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국악의 흥과 멋 그리고 전통문화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단체가 있다는 소식에 국악연습실을 찾았다.

뭔가 신명나고 흥겨운 분위기가 물씬 묻어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오래된 상가 건물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삭막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기우는 거기까지였다.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와우∼'라는 감탄사와 함께 포근함과 따스함까지 느껴지는 넓디넓은 '잔치마당'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연습실 구석구석에는 장구며 북 등 각종 전통악기가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거울로 구성된 벽면은 서로의 연습 모습까지도 체크하며 함께 호흡을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여기가 제62회 개천예술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사물놀이 부문에서 쟁쟁한 프로들 틈바구니 속에서 당당하게 동상을 차지한 아름드리 국악예술단(대표 오미영) 연습실이다.

창단 2년, 아직은 미약하지만…

아름드리 국악예술단은 2010년 10월 16일 만들어졌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오미영 대표가 제법 많은 사비를 털어 탄생시켰다.

아마추어 비영리단체지만 프로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을 갖추기 위해 탄탄한 강사진과 교육 프로그램까지 갖춰 회원들 모두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한다.

등록회원 50여 명 모두가 바쁜 일과로 꾸준히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30여 명의 회원들은 없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국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보니 올해부터는 국악과 전임강사까지 초청하게 됐고, 거제에서는 처음으로 해금강좌도 개설했다.

오 대표는 "아름드리 국악예술단은 거제에서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국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2년 동안 풍물, 사물놀이, 민요, 모듬북, 해금, 퓨전국악을 연구·발전시켰습니다.

공연을 통해 국악의 진정성과 실력을 추구하며, 아울러 많은 사람들과 우리 국악의 흥과 멋을 나누고자 노력하는 단체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지역의 굵직한 행사에는 우리 공연이…

창단 2년 밖에 안됐지만 회원들의 열성과 노력만큼은 어느 단체에 뒤지지 않아 짧은 시간에도 실력은 '짱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지역에서 개최되는 굵직굵직한 각종 행사에는 예술단의 공연이 빠지지 않는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거예모 공연, 부처님 오신날 축하공연, 계룡사 외국인 잔치공연, 선상문학제 축하공연, 거제 섬꽃축제 개막공연, 칠천도 찾아가는 음악회 공연, 거제 대구 수산물축제 개막공연, 거가대교 개통 1주년 송년불꽃축제 공연, 통영봉숫골축제 개막공연, 조선해양축제 오페라 크루즈 공연, 거제 여성페스티벌 축하공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행사에서 예술단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나눔'에도 인색하지 않다.

오 대표는 "음식을 만들거나 환경을 깨끗하게 정비하는 데는 소질이 없다보니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국악으로 '음악봉사'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틈 나는 대로, 또 초청이 있을 때면 언제나 흔쾌히 달려가 노력 봉사를 하고 있다"고. 굿뉴스병원, 사랑의 집, 통영 노인병원, 반야원 등에서 매월 혹은 정기적으로 공연을 펼치며 환자들과 원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기금마련을 위한 일일호프도 개최하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처럼, 국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면…

현재 예술단은 3기까지 구성돼 있다. 오 대표는 정기적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물론 부득이한 사정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회원들의 면면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기러기 아빠' 손석기 회원과 '아기 엄마' 김선진 회원을 특히 기억했다.

손 회원은 가족과 떨어져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는, 몇 안되는 남성 회원이었는데 바쁜 회사 일과 모임 등으로 활동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오 대표는 "여느 남자들이 그렇듯 친구나 동료들과 술도 한잔 해야 하고, 각종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는데 바쁜 와중에 활동하기가 그렇게 여의치는 않았을 것"이라며 "타지에서 국악으로 어느 정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도 털고 했을 텐데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근로자인 김선진 회원은 임신과 함께 활동을 그만 두게 된 경우.

최근 '아기 얼른 키우고 복귀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와 오 대표를 흡족하게 했다고 한다.

지난 20일 하청면 가을음악회에서도 초청공연을 한 예술단은 내달 2일 백병원 40주년 공연도 예정돼 있다. 1년에 30회 이상 공연을 펼치고 있는 예술단은 장기적으로 해외 교류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사천에서 열리는 세계타악축제 등 굵직굵직한 전국대회에 더 많이 참가하는 게 목표. 거제를 넘어 전국, 아니 세계로까지 우리 국악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파하려는 원대한 꿈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연습실을 나서며 잠깐 '손 맛'을 본 장구가 이젠 그렇게 낯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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