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아름다운 중년을 맞이하고 있는 서부자, 정숙희 씨

"제가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해보겠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지만 온화함만은 그대로 전해졌다. 애원(?)에 가까운 기자의 부탁에 서부자 씨의 허락이 마침내 떨어졌고 인터뷰가 성사될 수 있었다.

서 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된 건 1992년. 대우조선 주부교육 활동 중 우연히 시작한 봉사활동이 인연이 됐다.

"처음에는 봉사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면 할수록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힘은 들지만요."

그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참사랑복지회는 여성회원만 21명이다. 40대에 봉사를 시작한 회원, 50대 중반의 회원까지 이들은 봉사와 함께 아름다운 중년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어 힘든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옛 생각이 나는 듯 추억에 잠기는 서씨.

"관포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집에 불이 나 집이 폭삭 내려앉은 적이 있었어요. 도로가 막혀 장비가 들어 올 수 없는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지만 여자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지붕 올리는 일을 제외한 모든 일을 서 씨를 포함한 회원들이 해냈다고.

"힘들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집이 완성되고 나서는 힘든 일보다는 뿌듯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봉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비를 기부하는 일도 하고 있는데, 그중 한 학생은 중·고등학교 6년을 지원해 대학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하는 사이라고.

현재도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고등학생 2명을 지원하고 있다. 봉사활동과 동시에 기부를 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꽤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겹경사까지 있었다고 한다.

"회사 일을 하니 밤에 시간을 쪼개 집안일을 하고 공부를 틈틈이 했어요. 힘들지만 기부에 도움이 될까하고 한일이지 자격증 취득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16년 간의 봉사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망치에 사시던 할아버지신데, 몸에 혹을 달고 생활하시는 분이셨어요. 몸도 불편하신데다 홀로 생활하시는 분이라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  더 애착을 가지고 돌봐드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2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렇게 추억보따리를 풀어내며 눈망울에 잠시 이슬이 맺히는 듯 싶었던 서부자 씨가 갑자기 소개시켜 줄 분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대체 어디에 간다는 것일까?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