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최초 실업팀 탁구선수 원지은 양

 

 

 

빠른 몸놀림  재치 있는 플레이...

열살때 친구따라 탁구부로, 아버지 응원이 큰 힘
거제 출신 최초로 실업팀 입단, 국가대표가 목표

"제가 숨 쉬는 마지막 순간까지 탁구채를 놓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거제중앙고등학교(교장 박경래) 체육관 한 편에서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라켓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거제중앙고 탁구부 선수들이다. 그 중에서도 빠른 몸놀림과 재치 있는 플레이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청소년국가대표 상비군에 빛나는 원지은이다. 초등학교 육상부였던 원지은은 탁구부인 친구 때문에 처음 탁구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때 나이가 열 살이었다.

초기에 딸이 공부를 하기 원하셨던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탁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탁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켜 본 아버지의 따뜻한 응원 덕분이라고 한다. 원래 활발하고 리더십 있는 성격인 덕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원지은은 탁구라는 스포츠와도 성격적인 궁합이 잘 맞다는 것 같았다.

 

"중학교 1학년 때 5개월 정도 탁구를 그만둔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사춘기였는지 탁구고 뭐고 다 싫은 마음만 들더라고요. 그런데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주위 사람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탁구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였죠."

 

탁구에 자신의 미래를 건 원지은은 결국 지난 1월 열린 주니어 대표선발전에 출전했다. 라켓을 바꾼 지 얼마 안돼 적응이 덜 된 채로 나간 대회였지만, 성과가 좋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됐다.

지난 1일까지 5일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ITTF 2012 코리아주니어오픈 국제탁구대회는 원지은의 탁구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소감을 물어봤다.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실제로 국제대회 동메달 등 출전한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성적이 좋은 단체전에 비해 막상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을 아직 걸어보지 못했다.

"제가 좀 부족한 점이 마인드 컨트롤이 안되는 거예요. 긴장하거나 급박한 상황이 되면 주체를 못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강하거든요."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해 매일 운동복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맹훈련을 한다.

유성한(50) 코치는 "워낙 성실한 아이인데다가 민첩성이 좋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라고 평가하면서 "거제 출신으로 실업팀에 직행한 선수는 지은이가 최초"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는데다 체격이 작다 보니 파워와 지구력이 조금 부족한 게 흠"이라며 "그만큼 고칠 것이 많고 발전가능성이 많은 미완의 대기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훈련으로 흠뻑 젖은 땀을 닦고 있는 지은이에게 주특기를 물어보니 "강력한 드라이브"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래서인지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국가대표의 당예서 선수를 롤모델로 삼는다고.

언젠가는 국가대표가 돼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는 원지은 양. 자신만의 특별한 훈련법이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하는 원지은의 당찬 모습에서 대한민국 탁구의 빛나는 미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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