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3개월 간 '생명의 숲' 가꿔
웰빙마을로 탈바꿈시킨 일운 양화마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지난 4월, 참나무 등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던 일운면 망치리 양화마을 입구 쪽에서 일대 파란이 일어났다.

한복판에 떡하니 서있는 당산나무 덕에 여태껏 마을을 지키는 '생명의 숲'으로 불리던 이 숲의 얼기설기 얽혀있던 나무들이 대거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기자기한 공원이 자리잡은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주머니를 털어 모은 소중한 300만원을 시에서 지원한 3000만원에 얹어 시작하게 된 양화마을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주민들은 3개월 간의 노력으로 운동기구와 산책로, 지압보도와 족욕연못, 파고라 등을 만들며 숲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곳을 편안한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일운면의 다른 마을보다 다소 뒤처져 있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2008년부터 꾸준히 편의시설 조성을 건의해 왔던 양화마을 김양노(64) 이장.

그는 "앞으로 자갈을 추가로 깔고 새집을 만들어서 친환경적인 자연체험학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면서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공원이 만들어진 뒤 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제법 늘었다고 한다. 김 이장은 "앞으로 가로등과 화장실 등을 설치하게 되면 더욱 많은 발길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누구나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건강한 쉼터로 자리매김 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후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버려진 공터, 폐지 팔아 체육시설 마련
주민 모두가 활기 넘치는 상동 덕산3차APT

상동동 덕산3차아파트의 봄도 조용하지는 않았다.

테니스장, 302동, 304동, 305동 등 전체를 4구역으로 나눠 꼼꼼하고 세밀한 계획을 세워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 덕분이다.

주민들에게는 한 푼도 받지않고 그동안 폐지 등을 주워 모은 비용을 자부담하여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비용이 무려 3000만원이다.

시에서 지원하는 예산과 맞먹는 비용을 자부담하면서까지 진행한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은 그 만큼 덕산3차 주민들에게는 숙원사업이었다.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니만큼 930세대에 달하는 모든 입주자들의 동의도 쉽게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넓은 아파트 단지 내에 운동할 수 있을만한 시설이 하나도 없어 고현천까지 가야해 불편했다"면서 "이 사업 자체가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1구역인 테니스장 옆에는 버려진 공터를 활용해 남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을 마련했고, 2구역인 302동 놀이터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기구들을 설치해 단란한 시간을 갖도록 했다.

3구역인 304동 앞에는 파고라와 운동기구를 설치해 버스정류장 겸 주민들의 체육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4구역인 305동 뒤쪽 선자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휑한 공터에 운동기구를 설치해 주민들뿐 아니라 선자산을 향하는 등산객들의 발길도 멈추게 했다.

덕산3차아파트 차광수(50) 관리소장은 "이 사업을 한 이후 주민들 모두가 보다 활기차게 활동하게 된 것 같다"면서 "임대아파트이기 때문에 저급한 아파트라는 주위의 인식이 있었는데 이러한 인식에서 어느 정도 탈피한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기쁘다"고 말한다. 

앞으로 상대적으로 구석에 있어 소외된 307동과 308동 주민들을 위해서도 추가로 운동기구들을 설치할 계획이라는 차 소장의 설명을 보면, 살기 좋은 마을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는 날도 멀지않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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