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폐교는 지금 무한변신 중

가족 놀이공간`체험장소로 탈바꿈 한 폐교들
   
영공방

둔덕면 학산리 옛 학산분교 터에 자리한 ㈜영공방은 아이들과 어른 모두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자연친화적 목재키트와 모형들을 생산하고 있다.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생겨난 폐교를 잘 활용한 셈이다.

옛 학산분교 운동장과 학교건물 옥상에는 커다란 거북선이 세워져 있어 가장 먼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나라 유일의 목재 모형 제작업체인 영공방이 자리한 학산리 앞에는 견내량 바다가 흐른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상징물로 대표되는 거북선과 조선시대의 대표적 전투선인 판옥선 등의 모형이 만들어 지고 있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은 영공방이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우리배 연구소와 한옥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그런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단순히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해 널리 알리겠다는 영공방 박영종 대표의 신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가 만든 모형들은 인터넷을 통해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네티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제작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고, 고가에 매입하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영공방의 역사는 어느새 전통 가옥과 문화재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게 됐다. 현재 200여종 넘는 제품들이 전국 대형할인마트와 유명문고, 박물관, 면세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영공방에서는 모형 판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온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갤러리 지두

거제면 법동분교 터에 위치한 갤러리 지두. 워낙 외딴 곳에 자리하고 있어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이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외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잔디가 깔린 운동장 곳곳에 동아대 학생들이 설치해놓고 간 '졸라맨'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는다. 지두라는 갤러리 명칭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작품 활동을 하는 엄윤숙·엄윤영 자매화가의 조카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2층 건물의 아담한 학교 건물 뒤로는 산이, 앞으로는 바다가 있어 전망 좋은 이곳에서 두 작가는 예술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1층은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2층에는 상설전시관이 있어 두 화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가끔 기획전이 열리기도 한다.

하루에 버스가 세 대밖에 지나지 않는 외딴 곳이지만, 그 덕분에 아름다운 밤하늘과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름달이 뜨면 갤러리 앞에 펼쳐진 바다 위로 일렁이는 달빛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둔덕시골 체험센터

폐교의 쓸쓸함만을 간직하고 있던 둔덕초등학교. 그러나 현재 이곳은 지역 어린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 가운데 하나인 둔덕 시골 농촌체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농촌체험센터의 9개 객실은 둔덕면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따서 붙였다. 또 세미나실과 식당, 미니 수영장, 운동장, 야외 어린이놀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아이들의 체험장소는 물론 MT나 워크숍, 세미나, 동문회, 가족 및 동호회 모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행사가 가능하다.

농촌체험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둔덕면에서 수확하는 포도와 파인애플, 옥수수 등의 농작물 체험과 인근 하천에서는 다슬기 줍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둔덕시골 체험센터는 단순한 농촌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유적공간을 탐방하는 일도 가능하다. 바로 인근에 청마기념관과 청마생가, 청마묘소가 있고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는 산방산 비원도 위치해 있다.

또 거림리 뒷산 우두봉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폐왕성지가 자리하고 있어 농촌체험에서부터 역사문화탐방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다.

토형도예촌

폐교를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토형도예촌은 동부면 옛 동영분교를 활용했다. 통영에서 활동하던 주인장이 더 넓고 쾌적한 환경을 찾아 동부면 동령분교 터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도예체험과 천연염색, 다도체험 등을 해볼 수 있는데 학교 건물의 특색을 살려 교실마다 각각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돼 있다.

또 멀리서 찾아오는 관광객이나 하루 이틀 묵기를 원하는 체험자들을 위한 숙박시설도 갖췄다.

송혜교와 차태현이 주연을 맞았던 영화 '파랑주의보'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옛 시골학교 답게 아담하고 한적하다. 운동장과 놀이기구, 분재하우스에다 도예촌 한쪽엔 작은 도랑도 있어 가족체험장소로 그만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흙덩이가 올려진 물레를 천천히 밟아보자. 가마에서 완성된 자신만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탐방객을 기다린다.

노블하우스

대한민국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광장이 들어선 곳. 옛 숭덕초등학교에 마련된 노블하우스가 그곳.

폐교를 예쁘게 꾸며놓은 이곳에서 아이들은 축구와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노블하우스 운동장에는 천연잔디가 깔려 있다. 맑은 공기속에서 맘껏 뛰놀며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식당에는 노래방시설도 있다. 학교복도와 숙소로 꾸며놓은 교실벽에는 아이들이 직접 쓰고 그린 시화나 상상화가 걸려 있다.

푸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 옆으로는 야외수영장이 있다. 바닷물을 끌어와 사용하는 이곳은 손님들이 없을 때에는 물을 빼놓는다.

유소년들의 축구연습 장소나 캠프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진 이곳은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다.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수영도 즐긴 뒤 저녁에는 바베큐 파티를 벌인다면 금상첨화다.

노블하우스가 자리한 지역은 작은 어촌마을이어서 조용히 쉬었다 가기에 좋다. 근처에 있는 방파제에서는 낚시도 즐길 수 있다.

거제시영어마을

국산초등학교 덕포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거제시영어마을.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조성된 이곳은 통학형 영어마을로 저렴하게 많은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5인승 셔틀버스 3대를 운행해 매회 100여명씩 입소해 연간 8,000여명이 교육받을 수 있다.

바다와 밀접한 거제의 환경과 남해안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고자 만들어진 거제해양체험실, 과학과 영어가 만나 인상적인 체험교육을 실시하게 될 과학체험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거제시 영어마을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독특한 시설이다.

또 출입국관리소 호텔 은행 병원 레스토랑 비행기내 등 모두 13개 체험시설을 갖춰 자연스럽게 영어와 영어권 국가 문화를 익힐 수 있게 했다.

거제시 영어마을 운영은 경기 안산영어마을 화정캠프, 전남 목포영어체험마을, 부산 글로벌 빌리지 등을 위탁 운영하는 헤럴드미디어에서 맡고 있다.

거제민속박물관

연초면 명동마을에 위치한 거제민속박물관은 폐교와 한옥이 멋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빛바랜 손글씨 간판이 있는 조그마한 시골집 대문의 주차장을 지나 돌담길을 걷다보면 색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과거 일상생활에서 쓰이던 집기들과 농경생활에서 함께 했던 추억의 물건들이 교실 가득 채워져 있다. 

거제민속박물관은 소장품 수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교실로 사용되던 7개의 전시장과 복도에는 디딜방아, 농기구 등의 농경유물과 혼례용품을 비롯한 전통 생활도구, 1970년대 LP판 등 예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운동장은 녹지를 조성해 아름다운 자연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항아리들이 가득 놓여 운치를 더한다. 우리네 삶에서 멀어져 갔던 소중한 옛 것을 볼 수 있는 공간.

거제민속박물관은 아이와 어른들을 다함께 아우를 수 있는 추억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다.

해강도예예술학교

동부면 가배리에 자리한 옛 가배분교. 폐교가 된 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영영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이곳에 해강도예예술학교가 들어서면서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교문을 들어서면 건물 앞 계단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그림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교실을 활용한 체험실은 도자기와 천연염색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흙반죽을 가래떡처럼 돌돌 말아 빚는 코일링 기법은 아이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인기가 높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멋진 작품들은 모두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다. 만드는 방법은 같지만 각자의 개성이 듬뿍 담긴 결과물은 전혀 다르다. 천연염색 또한 마찬가지다.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 그들에게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법을 가르치기엔 해강도예예술학교 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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