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리틀야구단, 열악한 환경 극복하고 쓴 '감동의 드라마'

작은 고추는 매웠다. 특히 섬마을 작은 고추는 더 매웠다. 선수층, 저변, 지역민의 관심, 재정, 시 지원 모든 것이 열악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전국대회 1승이 목표였다.

이번 도미노피자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 출전한 14명의 주인공들은 일주일 넘게 여관방에서 합숙을 했고, 매일 치러진 경기에 부상이 속출하면서 절반 이상은 병원을 드나들며 경기에 나갔다.

하지만 한 방에 날려 버렸다. 최고 수준의 강호들을 하나 하나 물리치고 전국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결코 기적은 아니었다. 14명의 어린 주인공과 회장단, 학부모회, 후원회, 동호회 야구인 등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전국 제패 '신화' 어떻게 이뤘나

거제시 리틀야구단은 지난 2007년 11월 16일 창단됐다. 초대단장은 김한겸 전 거제시장이 맡았다. 창단 다음해인 2008년 3월 롯데기 초중야구대회에 참가, 성적은 초라했지만 거제리 리틀야구단의 이름을 처음으로 전국에 알렸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 야구단 전용차량이 없던 2009년 3월 대회참가 중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중상 3명, 경상 4명이라는 큰 사고였다.

그해 야구단은 단 한차례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전용차량 구입 등으로 재정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과 사회 야구동호회 회원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그해 6월 한정훈(한치과 대표) 회장을 중심으로 후원회가 결성됐고 감독도 박지영에서 김진후(현 감독) 씨로 교체됐다.

2010년 이행규 단장을 중심으로, 김진도·강정덕·김종민·박명식 씨를 부단장으로 하는 회장단이 구성되면서 리틀야구단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해 11월 제2회 서울히어로즈기 전국 리틀야구대회 8강에 진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거제백병원과 우대진료 협약을 가졌고 학부모회(회장 고석현)가 결성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따뜻한 후원도 답지했다. 한정훈 후원회장, 김효성 태성개발 대표, 유차상 포유 대표, 김광영 우미관 대표, 전은옥 가을카페 대표, 이창우 동해 해물탕 대표, 김도균 싱싱게장 대표 등이 그들이다.

특히 지역 야구동호회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매년 2,000만원 가량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들 모두의 열정이 전국대회 우승의 신화를 일궜고, 거제야구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미니 인터뷰) 이행규 단장
거제 리틀야구단이 전국을 제패한 데는 그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행규 단장의 야구단 사랑은 특별했다.

시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중에서도 틈만나면 야구장을 방문, 어린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들이 전국대회를 떠날 때마다 출발장소에 나와 대회 선전과 안전을 기원했다.

이번 대회 4강전과 결승전이 열린 서울까지 찾아가 응원했다. 의회 개원 때문에 새벽에 내려와 출석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 격려와 함께 열띤 응원을 보냈다.

따라서 리틀야구단의 쾌거가 이 단장에게 주는 의미는 크고 남다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다. 지역 야구 발전을 위해 서둘러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우승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거제시와 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가져다 줬다. 그러나 이번 우승을 계기로 지역 야구가 더 큰 발전을 이뤄야 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선적으로 야구장 2면 정도를 조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시의 도움이 있다면 하수종말처리장 부지를 활용,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이 외포중학교 야구부를 활성화 하기 위해 '합숙소'를 건립하는 것이다.

특히 전국 최고의 대회인 '토토배' 유치는 미룰  수 없고 꼭 성사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120개 팀이 두 달 동안, 2년에 걸쳐 치루는 이 대회가 유치되면 앉아서 20~30억을 벌어들일 수 있단다.

"이제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돌입해야 한다. 스포츠 마케팅은 지역야구 저변확대와 지역경제 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그는 지난 17일 리틀야구연맹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전국 제패의 숨은 주인공 이행규 단장이 할 일은 더 많아졌고, 그의 어깨에 거제 야구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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