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봄길을 걷다]우제봉 전망대

▲우제봉에서 바라본 해금강
 

해금강 조망하며 불로초의 전설속으로…

동백림 오솔길 지나 도착한 우제봉 전망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 시황제의 불로불사의 꿈이 머문 곳.
비바람이 조각한 한편의 장엄한 수채화.
갈곳리 앞바다 해금강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
우제봉에서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절경이 한눈에 투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제봉 정상 인근에서는 절벽을 타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거제시에서 길이 137m, 폭 1.5m의 데크 보행로를 설치하고, 2개의 전망대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업비만 해도 4억4,0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우제봉 전망대 가는 길은 제법 수월하다. 울창한 동백림 속에 만들어진 오솔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 보행로를 만날 수 있다.

해금강호텔 뒤편에 도착하면 우제봉 산책로를 소개하는 새 표지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불로초를 찾으러 왔다는 서불(서복)의 전설과 함께 거제시를 상징하는 파란색 길이 탐방객을 맞는다.

길을 따라 걷자 얼마되지 않아 오솔길이 나온다. 흙냄새가 반갑다. 숲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향기도 정겹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함을 더한다.

오솔길 이곳저곳에서 작은 새들이 먹이를 찾느라 분주하다. 오솔길은 한 사람이 지나기에 딱 알맞은 크기다. 길 가에 빼곡한 동백나무의 크기를 보며 수령을 짐작해 보기도 한다.

보들보들한 흙길은 제법 경사도가 있다. 그 때문에 걷는 재미가 더해진다. 길 왼쪽 숲 사이로 햇빛에 반사되는 바다의 반짝임이 들어온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흙길의 포근함에 취해 있을 무렵, 갈색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 보행로가 모습을 보인다. 온몸을 감싸던 숲속의 온기도 한순간에 사라지며 밝은 빛이 시야를 점령한다.

테크 보행로는 경사가 가파르다. 나이든 어르신들은 조금 올라가다 힘에 겨운 듯 자리를 잡고 쉰다. 보행로 손잡이를 잡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잠시 숨을 고르며 몸을 돌리는 순간, 쪽빛으로 일렁이는 갈곶마을 앞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이마를 스쳐 지나갔다.  

데크 보행로를 다 오르자 새롭게 마련된 직사각형 전망대가 보인다. 절벽 위에 자리한 것이 아찔하면서도 이채롭다. 전망대에 오르자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왼쪽에는 해금강이, 오른쪽으로는 대·소병대도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해금강 주변을 맴도는 유람선들이 하얀 포말을 바다에 그려낸다. 잠시 넋을 잃고 감상에 빠져들었다.

▲우제봉에서 바라본 대소병대도

데크 보행로는 우제봉 정상 아랫부분에서 끝이 난다. 탐방객이 갈 수 있는 한계선이다. 한계선 넘어는 군인들의 구역이다. 우제봉 정상에 위치한 국방색 컨테이너 박스가 서글픈 느낌으로 다가온다.

햇살을 느끼고, 바람을 맞으며 눈부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즐긴다. 서불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우제봉을 찾았다는 전설이 나옴직한 풍광이다. 전망대에 오른 탐방객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되돌아가는 길은 다른 산책로를 이용한다. 해안쪽 길이 아닌 반대쪽 오솔길이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오솔길이 숲을 가로 지른다. 왔던 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게 가파르지도, 완만하지도 않은 숲길은 산책이라는 단어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숲이 선사하는 고요함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출발점이 눈앞에 다가온다. 시계를 봤다. 우제봉으로 향한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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