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백병원 중환자실 허민수씨

"직업의 희소가치,  힘든 일 만큼 보람도 커"

"참고 인내해야 가능한 직업…4년제 학위 따고 싶어"

거제백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허민수(34)씨는 이 병원 일반 병실에서 근무하는 최고참 남자 간호사다.

수술환자를 체크하고, 회진에 참여하고, 수술방에서 의료보호 역할을 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3교대 근무도 동일하게 한다.

생명이 위급하거나 병세가 심각한 환자가 대부분인 중환자실에서 허민수 간호사의 역할은 매우 크다. 건강한 체격과 힘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들에게 신망이 두텁다.

아주초등학교를 거쳐 해성중, 거제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한 허 씨는 98년 간호사였던 사촌이 '간호사로서의 전망'에 대한 충고를 해줬고 '이거다' 싶은 확신이 들었다고.

하지만 허 간호사의 시작은 간호조무사였다.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좀더 전문성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이 허 간호사를 간절하게 만들었다.

결국 진주보건대학에 입학해 보건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0년 첫 근무지로 거제백병원을 선택했고 3년차 간호사가 됐다.

"남자간호사란 직업의 희소가치를 생각했어요. 간호사로서 남자가 할 수 있는 고유 영역도 분명히 있다고 믿었고요. 그 믿음은 적중했습니다."

허 간호사의 아침 출근시간은 8시다. 수술환자를 체크하고 회진에 들어간다. 이어수술방에 들어가 P.A(의료보호자) 업무를 한다. 업무 강도가 상당한 직업이지만 보람도 크다.

"치료했던 환자가 나아서 나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이 중환자실이라 상태가 중한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정성껏 케어한 환자가 건강해져 퇴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간호사로서의 최대의 보람입니다"

허 간호사는 공부 욕심이 많다. 4년제 학위를 따서 전문학사가 되고 싶다는 계획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간호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힘든 것을 참고 인내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을 낮추고 포기하지 않으면 간호사란 직업은 분명 매력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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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병원 '유일한 남자간호사' 이상훈씨

"퇴원하는 환자 보면 말못할 희열도"

"환자 상태 맞게 적절한 대처…사생활도 즐겁게 포기"

대우병원 유일한 남자 간호사인 이상훈(27)씨는 1년차 새내기지만, 벌써 프로의식이 돋보인다.

 

3교대 격무로 만성피로에 시달리지만 '젊은피'답게 업무에 열정적이다. 진주 출신인 그는 진주보건대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대우병원을 택했다.

"초ㆍ중ㆍ고를 모두 진주에서 나왔어요. 굳이 연고도 없는 거제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집에서 독립해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떄문이죠. 대우병원은 간호학과 학생들 사이에서 교육을 잘 시켜 주는 병원으로 명망이 높아요. 지금은 그만뒀지만 친구가 대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도 컸고요."

간호사로서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대우병원을 선택한 큰 이유가 됐다.

대우병원 출신이라고 하면 어디서든 인정해 준다며 자랑 삼아 얘기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상태가 심각한 중환자를 상대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을까?

뜻밖에도 이 간호사는 "일로 생각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쿨하게 답변한다.

"때로는 환자들에게 냉정하다는 얘기도 들어요. 하지만 제가 감정에 치우치면 제대로 된 간호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냉정하게 느껴지더라도 환자 상태에 가장 맞게 적절한 대처를 해주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객지생활을 하는 외로움 속에서도 이 간호사는 일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으로 허전한 마음을 채워나가고 있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중환자실이기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뻘 환자들이 많고 어르신들은 스물일곱살의 이상훈 간호사를 손자처럼 생각하며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있다.

"간호사가 되려면 버려야 할 것들이 많아요. 남들 다 하는 취미 생활, 친구들과 즐기는 술 한잔도 버려야 할 때가 많죠. 그것만 감수하고 나면 정말 다른 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을만큼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병이 나아서 퇴원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희열,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느낄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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