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 원천봉쇄 및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

삼성중공업이 노르웨이 선주사로부터 선박 수주대금을 달러화가 아닌 원화로 결제하기로 해 국내 조선업계와 외환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노르웨이 BP 노르게사로부터 북해 혹한지역에 투입되는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FPSO) 1척을 4억불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가운데 1억6천만불(선가의 42%)은 국제통화인 달러로 선가의 58%에 해당하는 나머지는 원화 2천2백20억원으로 계약하는 새로운 계약방식을 도입했다.

이번 계약은 수주 금액 중 수입기자재 대금으로 다시 외국으로 지불할 금액은 달러로 받고 국내에서 조달하는 강재, 페인트, 인건비 등은 원화로 받기 때문에 환율변동의 영향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손익을 확정시키는 Multi-Currency 계약방식으로 세계 조선해운업계에 유례없는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그 동안 ‘제조업체는 제조업의 본질인 원가절감과 기술혁신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김징완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대모 외화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100% 환헷지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번에 새로운 계약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선물환 매도 등의 환헷지 전략에서 진일보한 신개념의 환리스크 회피 방안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일류 조선소로서 삼성중공업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이같은 계약방식을 향후 선박 수주 때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Multi-Currency 계약방식이 국내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물론 대형선박 수주때마다 되풀이되던 대규모 선물환 매도로 인한 외환시장의 충격도 줄어 환율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번 FPSO의 성공적 수주를 계기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55척 가운데 14척을 수주, 세계 1등의 시장점유율(25%)과 건조기술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해양부문의 특화된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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