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필리핀 출신 17명, 성지원서 영어 가르쳐

“여러분 따라해 보세요, 사과를 뜻하는 애플의 A는 바로 이 발음이예요.”

지난달 29일 아동복지시설 성지원, 짙은 갈색 눈의 흰 머리 외국인이 수강생 사이를 걸어다니며 일일이 영어발음을 교정해 줬다. 알파벳을 갓 배운 초등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움직여 소리내면서 강사의 입 모양을 따라하고 있었다.

이날 영어강사로 나선 주인공은 삼성중공업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사마(57·의장설계2팀 전장설계2) 부장, 그는 지난 7월부터 부인과 함께 매주 수요일 성지원 초등학생들에게 무료 영어교실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계속된 ‘수요일 영어교실’은 저학년반과 수준별 학습을 진행하는 고학년반으로 구성돼 있으며, 17명의 삼성중공업 외국인 엔지니어들이 2개조로 나눠 돌아가며 주 1차례 1시간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요일 영어교실은 서성무(44) 삼성중공업 인사기획팀 인사개발 파트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성지원까지 오가는 차편이 마땅치 않은 봉사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승합차는 물론 강의 후 조촐한 다과회와 피자, 버섯매운탕 등 봉사자들의 저녁을 대접하는 것까지 이른바 봉사 후 토탈 에프터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우정윤(26) 성지원 사회복지사는 “삼성분들 때문에 영어도 배우고 중국 본토 출신 자원봉사자 때문에 중국어도 배우는 성지원 아이들은 복받은 것 같다”면서 “외국인에게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 무엇보다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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