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졸업생 1백14명 진학길 막막

▲ 거제지역 중학교 졸업생 고교진학 현황

거제지역 중학교 졸업생들의 고등학교 진학에 비상이 걸렸다.

거제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에 비해 중학교 졸업생수가 많은데다 타 지역 고등학교 진학 희망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거제교육청(교육장 윤동석)에 따르면 올해 거제지역 16개 중학교 졸업생은 모두 2천6백55명(남 1천3백94명, 여 1천2백61명)이고, 거제지역 8개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2천4백45명이다.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타 지역 고교로 진학을 희망한 학생은 모두 1백50명, 진학을 하지 않는 학생 5명, 거제지역 고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은 2천5백10명으로 조사됐다.

단순비교만으로도 55명의 학생이 거제지역 고교로 진학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다 거제고와 거제공고 2007년 신입생 가운데 외지에서 들어오는 학생들의 수가 59명(추정치)이다. 결국 1백14명의 학생은 최악의 경우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9일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교육 학부모회 거제지회(지회장 옥은숙)와 중3 진학담당 교사들이 사태해결을 위해 나섰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백14명의 학생들은 재수를 하거나 다시 타 지역으로 나가거나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참교육학부모회가 지난 4일 경남도교육청을 방문, 거제·해성·거제여상·거제공고(각 8학급), 중앙고 11학급, 옥포고 10학급, 거제제일고 9학급의 학급당 인원수를 2명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거제지역 고교 입학정원이 2천4백45명에서 1백24명이 늘어난 2천5백69명이 돼 1백14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남 전체 학생수용승인(지난 10월) 전에만 알았더라도 충분히 요구를 들어줄 수 있었지만 현재는 특성화고·특목고·자율학교 21개교가 지난달 30일 원서접수를 마감, 4일 모든 학교가 합격자를 발표한 상황이어서 학급당 학생수를 현재로선 늘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거제지역의 학급당 학생수를 늘릴 경우 경남 전체 고등학교의 학생수용계획을 바꿔야 하는 데다 일부 고교의 합격자가 발표되고, 경남지역 중학교 졸업생 대부분이 진로를 선택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불만으로 고등학교 진학지도에 큰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장은 “올해 중학교 졸업생들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면서 “경남의 고등학교 입학정원 인가 전인 10월 초에 이 같은 사실을 도교육청에 알렸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라며 안타까워 했다.

해마다 줄어드는 타지역 희망자

거제지역 중학교 졸업생들이 올해의 경우처럼 거제지역 고교로 진학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고등학교의 입학정원이 중학교 졸업생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거제교육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학년도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2천2백42명, 중학교 졸업생수는 2천3백39명이었다.

졸업생 가운데 거제지역 고교 진학자는 모두 2천30명이었고, 타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은 3백4명, 진학을 하지 않은 학생은 5명이었다.

2005학년도의 고교 입학정원은 모두 2천3백50명, 중학교 졸업생수는 2천4백38명, 이 가운데 거제지역 고교로 2천2백4명이 진학했고, 다른 지역으로 2백24명이 진학했으며, 비진학자는 10명이었다.

2006학년도 고교 입학정원은 2천3백40명, 중학교 졸업생수는 2천3백93명이었다. 졸업생 가운데 2천1백64명이 거제지역 고교로 진학했고, 다른 지역으로 2백26명이 진학했으며, 비진학자는 3명이었다.

이처럼 지난 3년간 거제지역 고교 입학정원이 중학교 졸업생수보다 적었음에도 비진학자는 스스로 진학을 포기한 학생 외는 거의 없었다.

눈 여겨 볼 것은 해마다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학생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 ‘탁상행정’의 결과

올해 중3 진학담당 교사들은 타 지역 고교 진학 희망자가 1백명도 채 되지 않자 거제지역 고교 탈락이 예상되는 학생들과 학부모를 지속적으로 설득, 그나마 1백50명의 학생을 다른 지역 고교로 진학을 유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8학년도 대학입시가 수학능력시험보다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거제지역 고등학교는 거제·해성고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고등학교가 모두 농어촌특별전형의 혜택이 있고, 내신이 강화되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다른 지역 고교로 진학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도교육청의 탁상행정이 더해지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거제여상이 해마다 미달사태를 보이자 단순히 수치상만으로 거제지역은 중학교 졸업생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도교육청이 거제여상에 남학생이 진학하지 못한다는 것과 거제지역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남학생(1천3백94명)이 여학생(1천2백61명) 보다 1백33명 많다는 사실을 간과한데서 나온 잘못이다.

또 2007학년부터 거제종고가 경남상고로 바뀌면서 인문반이 없어지고, 미용반 2개 학급이 신설돼 여학생의 진로의 폭은 넓어졌지만 남학생은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

올해 거제지역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1백14명의 희생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2008학년도와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교로 진학하는 2009학년도,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진학하는 2010학년도는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거제교육청에 따르면 2006년 11월말 현재 거제지역 중학교 2학년 재학생수는 2천8백96명, 1학년 재학생수는 2천8백99명, 초등학교 6학년 재학생수는 3천명에 이른다.

2008학년도와 2009학년도, 2010학년도 거제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이 올해와 같은 2천4백45명이 유지되고 올해와 비슷한 수치로 고교 진학을 원한다면 3백-4백여명의 학생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행히 참교육학부모회가 지난 4일 도교육청 방문 때 2008학년도에도 올해와 같은 사태가 거제에서 발생할 경우 옥포고와 거제공고의 학급 증설은 물론 상황을 봐가며 거제여상을 남학생이 진학할 수 있도록 교명을 바꿔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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