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구실 무분별 훼손·파괴
도벌꾼까지 가세…대책 절실

<1991. 10.12 기성신문 23호>

문화유적지 보호는 시공을 초월한 존속가치의 영속성과 전문기관에 의한 관리상의 치밀성이 선행돼야할 당시대인의 소명임에도 불구, 관내 곳곳에 산재한 선사시대 이래의 문화유적지가 각종 개발의 미명아래 무분별 훼손되거나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익히 알려진 바로 여러 대학 학술조사팀이나 전문기관들에 의해 수차례 고증된바 있는 관내 곳곳의 선사유적, 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통한 역사의 흔적들이 관계 당국의 안이하고 무관심한 자세로 인해 제대로 발굴·보존되지 못한 채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연초댐이 들어서 발굴조차 불가능한 이목리 일대는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7∼8C)에 이르는 각종 고분과 토기들이 출토됐음에도 불구, 보다 세밀한 고증없이 댐 건설을 강행하는 바람에 귀중한 유적현장을 수몰시켜 버렸다.

거제면 산달도일대 신석기 유적 출토현장이나 서정, 외간리 일대 고분들도 행정당국의 무관심속에 방치돼 인근 지역민이 과수원 개발 등으로 마구 파헤쳐 형체조차 구분키 힘든 지경에 있다.

일운면 다대지역 공고지에는 신석기에서 청동기에 이르는 돌도끼 등 각종 선사유물이 출토됐음에도 관계기관의 지표조사 한번 제대로 행해지지 않고 있으며 하청면 유계리 가야토기 출토지 고분 등도 보존 관리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사등면 청곡리 지석리, 둔덕면 학산리, 일운면 소동리 옥림리 지세포 일대, 연초면 다공리 등 관내 곳곳에 고루 분포한 지석묘는 각종 경지정리 사업이나 주민들의 각종 경지정리 사업이나 주민들의 무지로인해 문화유적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내도국교 운동장에 묻혀있는 패총도 비만 오면 토기가 유출·망실 돼 가도 당국은 조사조차 제대로 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다른 고장에 비해 국토수호의 생생한 역사를 상징하는 성곽축조가 유달리 많았던 관내엔 둔덕면 패왕성을 비롯, 가배성, 사등성, 고현성 등 어느곳 하나 제대로 발굴·보존된 곳 없이 형식적인 입간판만 세운 뒤 방치하고 있다.

동부면 가배성의 경우 성 가장자리에 도로를 개설하고 축대부분에 잔디하나 심지 않은 채 방치, 점차 그 형체를 잃어가고 있으며 고려시대 때 축조한 패왕성은 5m나 되는 높은 성벽이 전국에서도 드물게 잔존해 있는 곳으로 청소년 야영장이나 관광지개발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 별다른 개·보수 작업 없이 방치하는 바람에 성곽 내 일부지역이 도굴꾼들에 의해 훼손되는 등 나날이 황폐화되고 있어 당국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현성 사등성 등의 개발을 빌미로 한 훼손상태도 심각하며 문화재 관계자들의 가슴을 치는 일로 일관, 당국의 무책임한 자세에 지역민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차제에 당국은 관내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적지 발굴보존을 위해 관계전문기관의 자문과 협조를 얻어 합동조사를 실시, 더 이상의 훼손을 방지해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장기적인 대책수립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거제도민 전체가 향토의 문화유적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한번 파괴된 유적은 다시 되돌리 수 없다는 경각심과 이미 보존의 기회를 놓쳐가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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