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만 인공섬 조성 그 득과 실③]일본 동경.요코하마 항만재개발 그 전과 후

거제시가 고현항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6,000억원(추정)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이다.
거제시와 민자사업자가 시행자가 돼 고현항 일부를 매립, 인공섬을 만들고 여기에 워터프론터시티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민자사업자로서는 삼성중공업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찬반이 공존하고 있다.
거제시는 고현항 재개발을 통한 워터프론터시티 건설은 거제시의 향후 성장전략을 좌우하고 거제를 더욱 크게 업그레이드시키는 대형 프로젝트로 판단, 일사분란한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로부터 항만재개발 기본계획 승인을 받았고 고현항 매립기본계획의 승인도 받았다. 연말내로 도시기본계획에의 반영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환경,  매립에 대한 우려, 고현 도심의 침수대책, 공공성의 강화 등을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고현항 재개발 관련, 기획취재를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본지의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며 그 취재결과는 지면을 통해 5회에 걸쳐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본지의 기획취재가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도쿄 임해부도심, 최첨단 도시 인프라 갖춰 산업 및 주거 균형 발전 … 자연재해 대비 철저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택지 매각 시 도시계획에 부합하는 기업 선별해 균형발전 실현

▲ 지난 19일 요코하마 항만국을 방문한 본지 반용근 편집국장이 항만국 직원들로부터 미나토미라이21 개발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있다.

100여년 전, 동경만은 수심이 낮아 큰 배들이 들어오지 못했다. 대신 어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조개와 장어 등 수익이 높은 어·폐류들의 천국이었다. 그러나 현재 동경만은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매립지들이 가득 들어찬 상태다.

도쿄항 매립지 442㏊에 건설된 임해부도심은 최첨단 도시 인프라를 갖춰 산업과 주거가 균형을 이룬 도시로 성장했다.

요코하마시 앞바다에 위치한 미나토미라이21은 메이지시대에 만들어진 인공섬과 매립지 186㏊에 조성됐다.

이 지역은 공업, 유통, 항만, 문화, 생활, 레저 등 도시의 각 요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 요코하마시는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을 발판으로 국제문화도시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도쿄 임해부도심과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은 모두 바다를 매립해 새로운 도시를 조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치밀한 도시개발계획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단계적인 도시조성을 통해 생활의 질 향상은 물론 새로운 산업육성, 자연재해 대비 등을 모두 실현시키고 있다. 특히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이 지역을 찾아옴으로써 새로운 관광·쇼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 도쿄 임해부도심 전경 디오라마

유연하고 단계적인 도시 조성

도쿄의 임해부도심은 도시개발 상황이나 도시기반시설의 정비 상황에 따라 10년 단위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 도시 완성은 오는 2015년이 목표.

임해부도심의 인공섬들은 준설과 매립을 동시에 실시해 만들어졌다. 도쿄 앞바다를 10m 이상 파헤쳐 바닥을 깊게 한 뒤, 그곳에서 나온 모래와 갯벌 등을 이용해 매립작업을 실시했다. 결국 항만기능을 상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섬들이 조성된 것이다.

오노 이사노 오다이바 도쿄 포트뮤지엄 관장(63)은 “30여년 전 매립 당시 항만주변은 상주인구가 거의 없었고, 도쿄만 지역은 조수간만의 차가 2m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등 제반여건이 상당히 좋았다”며 “다만 어업인들에게는 현재 가격으로 9,000억엔 가량의 막대한 보상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해부도심 내 토지는 현재 장기대부방식과 매각방식을 통해 토지처분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용 차지권 등을 이용해 토지의 잠정이용을 실시, 미처분 토지의 유효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 도쿄 강 하류에 설치된 수문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은 현재 전체 면적의 70%가량이 기업체 등에 매각되거나 임대된 상태다. 이 지역에 들어서는 민간기업에게는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그러나 매각 선고위원회의 철저한 심사를 거쳐 도시계획에 부합하는 목적을 지닌 기업에 토지를 매각함으로써 난개발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메이지시대 만들어진 요코하마 앞바다 인공섬이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의 시발점이다. 이 인공섬에다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부지, 새로운 매립지가 더해지며 거대한 개발계획이 수립됐다. 전체 개발면적 186㏊가운데 74㏊가 매립지다.

자연적인 여건은 도쿄와 유사했지만 조선소 부지 이전 문제로 지역민들의 반대운동이 심했었다. 그러나 요코하마시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방침 아래 조선소 이전과 매립계획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요코하마 항만국 직원 야마다씨(60)는 “기존 시가지를 정비해 도시개발사업을 전개하기에는 풀어야할 난제가 너무 많았다”면서 “기존 조선소를 이전 한 뒤 그 부지와 매립지를 더해 새로운 도시계획을 수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체계적 매립에 철저한 재해대책 마련

임해부도심과 미나토미라이21은 철저한 사전 계획 하에 체계적인 매립을 시도했다. 기존 육지부보다 매립지 부분을 더 높게 조성해 침수를 미연에 방지했다.

도쿄와 임해부도심은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에 높이 6m이상의 제방을 쌓아 자연재해를 방지한다. 또 도쿄만으로 흘러들어오는 큰 강과 지류에 30여개의 수문과 펌프시설을 설치, 바닷물의 역류를 차단하고 있다.

특히 지대가 낮은 도쿄 강동구 지역은 더 높고 견고한 제방을 설치하고, 제방 안쪽으로 100~200m가량의 유휴지를 조성해 놓고 있다. 이 유휴지에는 수변공원 등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매립지에서는 지하수와 지하가스 등의 개발을 엄격히 금지, 지반 침하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노 이사노 관장은 “기본적으로 제방과 수문 관리 등은 컴퓨터로 제어하지만 태풍과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닥치면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하게 된다”며 “철저한 관리가 자연재해 방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의 고현항 재개발과 관련해 그는 “항만 준설 등으로 물길을 조정한다하더라도 큰 태풍이 내습할 경우 기존 육지부와 매립지의 침수 위험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미라토미라이21의 경우 침수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롭다.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피해는 기존 육지부 일부를 제외하고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에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계획이 결합된 결과다.

요코하마 항만국 직원 사이토씨(38)는 “기본적으로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바다와 강에 접한 지역에 제방을 쌓고 배수시설을 완벽히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고현항 매립지가 기존 육지부보다 낮게 만들어진 상태에서 항만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야마다씨는 “기본적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항만재개발 사업을 실시하며 매립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우려하면서 “제방과 수문설치 등 철저한 침수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오다이바(お台場)

하지만 이 계획은 1990년대 들어 일본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이 지역에서 열겠다며 야심차게 계획했던 세계도시박람회 유치 계획은 1995년 취소됐으며 부동산가격까지 폭락, 사업 추진주체였던 도쿄도는 재정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최근 일본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레저를 위한 거대한 호텔과 쇼핑몰 건립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후지TV 본사를 비롯한 거대회사들이 이곳으로 입주했다.

또 도쿄 도심과 이곳을 연결하는 레인보우다리(Rainbow Bridge) 개통과 도심과의 대중교통 수단이 늘어나면서 관광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임해부도심부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선, 가스, 수도관, 쓰레기처리시설 등 생활필수시설물이 모두 지하에 매설돼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도심개발과 기업체에 대한 장기대부, 매각 등이 수월해졌다. 지상개발에 따른 제약이 그만큼 적어졌기 때문이다.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두 번째는 항만과 도심기능의 질적 전환. 요코하마는 개항 이래 도심이었던 간나이, 이세사키쵸지구와 세계2차 대전 이후 교통터미널로서 발전한 요코하마역 서구지구로 나눠져 있었다.

2개 지구 사이에는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다카시마부두, 다카시마 야드 등이 있었고, 육지쪽의 구릉지도 주택 등이 밀집한 상태였다.

특히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국도노선이 하나밖에 되지 않아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도심지를 일체화하고자 미쓰비시 중공업 요코하마 조선소 이전지에 계획된 것이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이다.

이 지역은 도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독특한 색깔로 단장돼 있다. 또 서구문명이 요코하마에 소개되던 절정기 때 세워진 건물은 역사적 건축물로 보존되며 문화창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워터 프런트의 귀중한 특성을 살려 인간과 자연이 융합하는 도시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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