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별미여행②]가을의 주인-감 배 석류 더덕 은행 송이

   
오래된 과수의 힘 ‘감’

감은 과수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과수로써 생감, 곶감(건시), 연시(홍시), 침시(우전감), 장아씨, 감식초, 수정과 등 예로부터 농경 사회 식생활에 많이 이용돼 왔으며 제사에는 빼놓을 수 없는 과실이다.

한방에서는 시상이라 하여 감꼭지를 말려 다려 먹으면 정력을 돕고 딸꾹질을 멎게하며 생감의 즙(액)은 뱀, 모기 등 물린 곳에 바르면 특효가 있다고 했다.

본초비효에는 곶감은 숙혈(피가 마르는 것)을 없애고 패열, 혈토, 반위(구역질), 장풍(창자 꼬임)과 치질을 다스리는데 쓰여왔다. 타닌 성분의 다량 함유로 설사, 지혈, 고혈압 등 약리 작용의 효과가 있다.

감은 다른 과실보다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회분과, 철분 등이 많고 특히, 칼륨의 함량이 많아서 먹으면 일시 체온을 낮추기도 하고 또한 함유된 구연산은 청뇨, 근육탄력조장 등 문화병 환자들의 애호를 받는 과실이다.

연시(홍시)는 심장과 폐를 좋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주독을 푸는데 효과가 있다. 감은 처음에는 색이 푸르고 맛이 쓰고 떫으나 익으면 색이 붉고 떫은맛이 없어진다.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수렴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멎게 하고 또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동맥경화, 고혈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특별히 감을 1년 이상 숙성, 발효시켜 감식초를 만들어 복용하면 피로 회복, 체질개선 등의 효능을 볼수 있다.

소주 한컵 분량인 30cc정도를 매일 2~3회 장복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냉수, 요구르트, 꿀물, 야채즙 등과 섞어서 마시면 더욱 맛이 좋다.

홍시는 맛은 달지만 성질은 차가우며 독이 없고 심폐를 부드럽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또 폐위와 심열(심화로 생기는 열)을 낫게 하고 열독(더위로 일어나는 발진)과 주독(술독)을 풀어주며 토혈을 그치게 한다.

곶감은 장위와 비위를 보하며 음식의 소화를 돕고 얼굴의 기미를 없앤다. 또한 카로틴과 비타민C(귤의 2배)가 많아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포도당과 당질은 숙취를 풀어준다.

가을 보양식의 제왕 ‘송이’

가을에만 한시적으로 맛볼 수 있는 별미중의 별미는 ‘자연송이’다. 20~60년 된 소나무에서만 자생하고 한번 난 자리에서는 절대로 다시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가을에만 채취가 가능하다.

송이는 성질이 서늘하고 열량이 적고 독이 없으며 맛과 향이 뛰어나 몸에 열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에게 매우 좋다 .

또 핏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 주므로 운동량과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고지혈증에 좋은 식품이다. 전분이나 단백질을 소화하는 효소가 있어 소화를 도우며 위와 장의 순환을 촉진해서 손발이 저리고 허리에 힘이 없거나 무릎이 시릴 때 좋다 .

송이버섯은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B가 들어있으며 송이의 향은 ‘methyl cinnamata’와‘methyl ester matstakeol’이 혼합된 물질에서 나오는 것이며 인공재배는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인병 예방과 위암, 직장암을 억제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송이에 들어있는 다당체는 항암작용을 돕는다.

또 위의 기능을 돕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설사를 멎게 하고 기를 더해 준다고 한다. 고혈압 치료에도 효능이 있으며 이뇨작용에도 큰 효과가 있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매우 귀하고 인기있는 고급재료이다.

몸속 구석구석이 개운 한 ‘배’

우리 속담중에 ‘배먹고 이 닦기’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맛있는 배를 먹으면서 이도 깨끗하게 하여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효과를 의미한다.

그런데 실제로 배에는 다른 과일들에 거의 없는 ‘석세포(石細胞)’라는 것이 들어있어 배의 풍부한 과즙과 깔깔한 석세포 알갱이가 입안에 낀 프라그를 제거해줘 이를 닦은 듯한 개운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과거 우리 조상들은 과일 중에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혈압을 낮추는 칼륨이 많은 배를 가을철 과일의 왕으로 꼽았을 정도다.

성질이 달고 서늘한 과일인 배는 과일 중 가장 깨끗하고 담백한 맛을 준다. 또한 사과나 포도 등 다른 과일에 비해 수분함량이 85∼88%로 많으며 유기산, 비타민 B와 C, 섬유소 등이 풍부하다.

때문에 배를 많이 먹으면 변을 부드럽게 해 변비를 예방하는 효능도 있다. 배는 생식용 과실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다양한 요리에 감초처럼 쓸 수 있는 과일이기도 하다.

배 주산지 사람들은 ‘술이 세다’라는 소문도 있다. 갈증이 심하거나 심한 숙취에는 배가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켜 체내의 알코올 성분을 빨리 해독시켜 주독을 일찍 풀고 갈증도 없애는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배변과 이뇨작용도 돕는다. 무엇보다 기침·가래·천식 등의 기관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을 인정받아온 과실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감기나 천식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배즙을 먹으면 효과를 배로 높일 수 있다.

호흡기 질환엔 쌉싸름한 ‘더덕’

더덕은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맛을 지녀 입맛을 돋워줄 뿐 만 아니라 환절기의 감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이러한 시기에 적합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더덕은 원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초롱과의 다년생 식물. 더덕은 향이 강하여 근처에만 가도 냄새가 난다. 예로부터 더덕 한 뿌리를 캐 먹으면 그 자리에서 잠들어 버리며 잠에서 깨어나면 힘이 솟아나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말이 있다.

더덕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에서만 자라지만 음식으로는 우리나라서만 먹는다. 우리나라의 역사책인 해동역사에는 고려시대에 이미 더덕을 나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더덕은 오래된 것일수록 향과 맛이 진하고 약효도 좋다. 예로부터 ‘오래 묵은 더덕은 산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오래된 더덕은 약효가 인삼 못지않다는 뜻. 특히 고산지대에서 오랫동안 자란 더덕일수록 향과 약효가 뛰어나다.

가끔 한 뿌리에 몇 백 만원에 달하는 100년 묵은 더덕을 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더덕의 약효는 인삼과 마찬가지로 사포닌이라는 성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포닌은 물에 녹으면 거품을 일으키는 물질로 위를 튼튼하게 하고 폐 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혀주는 역할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더덕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쓰고 독이 없으며, 비위를 보하고 폐기를 보충해 준다’라고 되어 있다. 또 사포닌은 혈액속의 과다한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성분을 흡착하여 배설하는 기능이 있다.

더덕에는 비타민 A와 C는 거의 없으나 비타민 B1, B2, B3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더덕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진 수용성 식이섬유를 20% 이상 함유하고 있다.

요실금에 특효 ‘은행’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 가을의 정취를 느낀다. 은행 잎 속에 감춰진 은행은 가을철 별미다.

구워서 따끈할 때 먹으면 쌉쌀하고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신경쇠약·요실금·당뇨병 등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에서 나는 거북한 냄새는 과육에 있는 시안화합물 때문.

맨손으로 은행을 주우면 벌레가 쏘인 것 같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시안화합물은 알맹이를 싸고 있는 얇은 막에도 소량이 들어 있다. 굽거나 삶으면 대부분 없어진다. 은행을 날것으로 먹지 않는 이유다.

은행은 성욕감퇴·뇌빈혈·신경쇠약·전신 피로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은행은 수렴·수축 효과가 뛰어나 요실금·혈압·당뇨병으로 인한 안압을 낮추는 데도 좋다.

은행 과육에는 유기유황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 마늘과 비할 바가 아니다. 유기유황은 비소 납 수은 등 중금속을 해독한다. 염증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제거하고, 독소 배출에 도움을 준다. 근육경련을 감소시키고 면역정상화 효과를 갖는다.

한방에서는 은행을 백과라 하여 해수·천식·유정·잦은 소변(빈뇨) 등에 처방한다. 은행에는 비타민A가 다량 들어 있어 뇌동맥 경색이나 대뇌의 혈류장애를 개선하고 치매를 예방한다.

협심증을 완화해줄 뿐 아니라 호흡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염증을 소멸시킨다. 신경조직의 성분이 되는 레시틴과 비타민 D의 모체가 되는 에르고스테린도 들어 있다.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골연화증을 예방한다.

생명과 지혜의 과일 ‘석류’

여성의 과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석류의 효능은 석류 속에 특히 많이 함유된 고유의 성분에서 알 수 있다. 당질, 아미노산, 비타민, 산류 외에 풍부한 칼륨과 펙틴, 탄닌 성분 등의 작용이 수렴, 정혈, 항산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석류의 성분은 지구상의 어떤 식물보다 인체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과 구조가 거의 동일한 에스트로겐 계열의 호르몬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석류 속의 여성호르몬은 화학호르몬이나 합성호르몬과 달리 수용성이며, 인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거의 흡사해 몸 안의 수용체가 받아들이기가 쉬우며 필요량을 소모하고 나면 잔량이 몸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되기에 안전하다고 한다. 호르몬의 기능과 관련해서는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 남성 전립선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류에는 풍부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무기질로는 나트륨 칼슘 인 마그네슘 아연 망간 철 등이 함유되어 있다. 영양적 측면에서는 단백질, 탄수화물과 사이아민(비타민 B1), 리보후라민(비타민 B2), 나이아신, 알카로이드, 폐르체엘렌과 베룰르산 등이 많은 식품이다.

양택풍수 사상에 의하면 ‘집안에 석류나무 다섯 그루만 있으면 자손이 번창한다’고 했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기능을 경험적으로 우리조상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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