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유럽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조차 가장 여행해 보고픈 곳이 많은 도시를 보유한 나라이다. 역사적인 우월함이 곳곳에 버티고 있고 고금을 질러 예술가들의 숨결이 눈 가는 곳 마다 머물러 있다. 사람들은 게을러 보이고 정직하지 않다고 소문이 나 있다. 심지어 청결하지도 않아 절대 선진국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바티칸에는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기원들이 줄을
추석 연휴를 끼우고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 어린 아들 녀석 둘에게만 차례를 맡기고 갈려니 맘이 편치 않았지만 걱정 말고 잘 다녀오라는 아내의 격려성 배웅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장지는 동유럽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는데 특히 비엔나에서는 오페라 극장으로 유명한 빈 슈타츠오퍼에서의 '사랑의 묘약'과 뮤직페라인에서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난 9월4일, 가을의 초입에 들어서며 이탈리아 볼자노에서 날아든 낭보가 하나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재학 중인 문지영(20)양이'제60회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것이다.사실 요즘 웬만한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했다는 것은 별로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워낙 많은 음악 영재들이 자고 일어나면 수상 소식을 전해 오기 때문이다. 이런 소식
작년 어느 때인가 코리안 심포니의 새로운 지휘자로 부천필의 신화를 만든 임헌정이 영입되어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예술의 전당으로 달려갔던 적이 있다. 당시 프로그램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었는데 최은규의 수준 높은 해설을 곁들여서인지 음악은 물론, 니체의 심오한 철학적 깊이까지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었다.사실 지휘자 임헌정은 워
지난 4일, 10여년의 산고 끝에 드디어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보기 위해 광주로 달려 갔다. 수년 전부터 조금씩 부분 개관해 왔던 터라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간 건 아니었지만 3시간 남짓을 달려가서 만난 전당의 위용은 이전에 잠깐 봤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전남도청이 있던 역사의 거리를 대부분 살리려 노력해서 인지 어마어마한 규모의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내가 작년까지 근무했던 고등학교의 제자에게서 대학 입학과 관련한 자기소개서를 살펴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모양이다. 한참 고심하며 읽어 본 아내가 불쑥 나에게 한 번 봐달라고 글을 내민다. 자기소개서를 읽어 보니 왜 아내가 나에게 글을 건넸는지 상황이 이해됐다.그 학생은 문화경영학과 또는 문화콘텐츠학과가 있는 학교를 골라 몇 군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집을 옮겨갈 때, 소박하게 실천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여름날 오후, 마당에서 아이들과 등목을 주거니 받거니 해 보는 거였다. 하지만 여름하면 떠오르는 오래된 추억들이 지금은 점점 무용해지고 있는 것 같다. 여름을 보내면서 돌이켜 보니, 집이나 직장 또는 쇼핑센터나 관공서 어디를 가도 더위를 느끼기 어려
얼마 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전반부 행사를 마쳤다. 올해에는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꾸준하게 보내오는 e레터나 보도를 통해 돌아가는 모양새는 대략 파악을 하고 있는 터였다.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1998년 '한국적 프린지의 실험과 모색'이라는 화두로 개최된 '독립예술제'가 그 모태가 됐다. 예술활동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지극히 개인의 영역에 속하는 것 같
예전에 유럽도시들을 여행하다 보면 거리 벽면이나 철도건물 같은 곳에 타이포크래피나 그림 같은 것을 그려 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 땐 그것이 그곳에 있는 미술대학이나 작가들이 지자체와 협의 하에 공공미술의 영역으로 작업한 것이겠거니 추측했었다.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벽화마을이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생겨나면서 이런 영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수천만원대 바이올린 활을 둘러싼 연주자들 사이의 진실 공방이 법정까지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산 명품 '사르토리(sartory)' 활을 빌려줬다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외국인 수석연주자와 그런 활을 빌린 적 없다는 한국인 동료의 다툼에서 법원이 빌려줬다는 사람의 손을 들어주며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다.서울시향의 단원 A씨는 자신에게 잘 맞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다행히 예보되었던 태풍도 비껴갔으니 제대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요즘의 휴가 풍경은 예전처럼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나름의 테마를 가지고 평소 해 보지 못했던 활동들을 몰아서 숙제하듯 해 치우는 휴가족들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락페스티벌 같은 공연에 참여하는 문화지향적 휴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듯하다.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어렵사리 재선에 성공을 했지만 임기 내내 그다지 인상적인 국정수행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오바마가 독특한 소통방식으로 9회말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리고 있다. 총기난사 추도식에서 국가를 선창하며 미국 내에서 일상화되어 가고 있는 각종 범죄와 테러 등에 애국심과 신앙을 바탕으로 감성에 호소하기도 하고, 마약사범들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또 다른 퍼포먼스로 펼쳐지는 홈런레이스가 흥행 성공을 일으켰다. 성공의 포인트는 4분이라는 시간 안에 홈런을 얼마나 생산해 내는가와 홈런이 터질 때마다 화면에 즉각 뜨는 비거리를 나타내는 숫자이다. 공 10개를 던져 몇 개를 넘기는가 하는 예전방식에 비해 훨씬 박진감이 넘친다. 무엇보다도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표절사태로 출판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보아오지 못했던 패턴의 책 한권이 서점가에 조용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라는 책인데,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손열음이 작가로서의 재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손열음의 글솜씨는 사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중앙일보에 5년간 칼럼을 게재하면서
작년 연말 문화예술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서울시향의 새 대표로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임명됐다고 한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현정 전 대표 사퇴 후 6개월간 공석이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제 외형적으론 안정을 찾을 것 같아 보이지만, 정명훈예술감독이 최근 본인의 문제와 관련해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또 시향퇴진의사를 언론에 흘리는 것으로 봐선 완전히
작가 신경숙이 본인의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렵게 해명을 내어 놓았다. 그런데 이 답변이 썩 흔쾌하지가 않다."표절이란 문제제기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제는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의혹 제
이탈리아의 작가 콜로디(Carlo Collodi)가 1883년 지은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은 소목장이 제페토가 장작을 깍아 만든 인형, 피노키오가 철부지 개구쟁이처럼 제페토의 속을 썩이며 온갖 모험을 벌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물론 동화답게 마지막에는 고래 배 속에 갇힌 제페토를 구출하고 착한 사람이 된다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피노키오
다가오는 주말에 직원들이랑 제주도에 워크숍을 가기로 예정돼 있었다. 한국문예회관연합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해비치아트페스티벌과 연계해 전체 직원이 전원 참석하는 행사로 연초부터 계획돼 있었던 것이다. 이왕 간 김에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와 서귀포예술의 전당과의 간담회를 통해 생산적인 협의도 함께 진행하려 했었다. 그런데 어제 오후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메르스사태로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부부의 날'은 어느 목회자에 의해 2003년 국회 청원을 거쳐 2007년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어엿한 법정 기념일이다. 가정의 달 5월엔 그와 관련한 각종 기념일이 즐비하지만 아직도'부부의 날'은 다소 생소하고 어떻게 기념하고 챙겨야 될지 기준이 잘 서지 않는
작년에 이어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아니 분분함을 넘어 국론 분열의 양상까지 띄며 예의 이념의 장으로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아 보인다.심지어 '님'이냐 '임'이냐를 놓고 유치한 논쟁까지 펼치는 걸 보면 이 문제의 뿌리나 본질은 철저하게 외면하겠다는 의지까지 읽힌다.'임을 위한 행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