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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비탈길을낡은 시내버스가 털털거리며 달린다그 뒤로독한 냄새를 맡으며줄줄이작은 차들이털에까지 가득 찬독가스를 내뿜으며끙끙거리며 오른다인생에 있어비탈길을 오르는고행스런 때는 언제인가숨이 차고시력이 가고검은 머리카락이 희어지는비탈길이 없었으면 좋겠다오로지웃으며 달릴 수 있는평탄한 길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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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9.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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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윤영태상 - 대표무공 : 행정고시공, 직위 : 거제무림태상.한겸도장 - 대표무공 : 화무십일공, 직위 : 전 거제무림맹주.종 식 검 - 대표무공 : 사자후파란공, 직위 : 전 중원수로연맹총수.한 표 검 - 대표무공 : 건곤일척도, 직위 : 전 거제무림추포대장.진성율사 - 대표무공 : 강호민원공, 직위 : 전 중원감찰검사. 삼각무림(三角武林).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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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9.0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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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산 매바위산나란히 손잡고노자산 그 어깨도이 마을 싸고도는 학동재산 바다 진주같은 몽돌 해변아름다운 그림이 눈이 부셔라외도 해금강 코앞에서 손짓하는그 세월 반백년 되고 보니세상이 변하고나 또한 검은 머리눈처럼 바람에 날리니까마아득한 지난날영화 속 화면처럼눈 앞에 서성거린다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애들은 이 아름다운 고향에서어릴적 하염없이 놀던 시절날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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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8.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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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태반이 어부였던항구의 사람들은마음이 허전할 때면습관처럼 바다를 마주보며찢어진 그물을 손질하고출항을 기다리는 어부의기대 실린 분주한 발자국 뒤에서평생 바다를 떠돌던 사람들은자신만의 무용담을 싣고 있었다햇빛에 반사되어흥얼거리는 잔파도에고단한 어지럼증의 몸 실어바다로 나갔던 고깃배낮 동안파도의 너울에서 건져 올린잡어 몇 마리어시장 시글시글함을 빠져 나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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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8.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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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려 그림자여 나달리면 같이뛰고내가쉬면 너도쉬고 기거동을 같이한다지형따라 빛에따라 생김새도 다양하다길쭉하고 짜리몽땅 흐리게도 진하게도떼놓으면 생가타가 큰그늘밑 들어가니짓굿게도 딸턴반려 소리없이 사라진다실상허상 망상몽상 모두모두 현상세계잠시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세계흥진비래 고진감래 세상사가 그림자다인생조로 나없으면 그림자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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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8.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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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매달려 사는 삶이 어디 너 뿐이랴땅을 굳건히 딛고 산다는 수많은 삶들이부평초보다 더 출렁대며 내몰려 다니고스스로를 잊을까뒷주머니에 여러가지 카드 꼼꼼히 챙겨 넣고도소심하게 귀가하는 쓸쓸한 군상들마당의 귀퉁이가 돌아가는 공간면도날로 쓱싹 도려내어자신의 집 하늘에 띄워놓고도덕 사랑 생명 종교따위의 값비싼 언어들이 무슨 소용이리오히려그물 같지 않은 그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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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7.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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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울고 간 뒤허물을 벗어내니바다는 예나 제나청청(淸淸)히 말이 없고쫙 펴진모래사장 너머섬들이 왔다가네.바다 곁 하얀 모래둘러보니 청청(靑靑)병풍(屛風)바다도 산들도 집들도 어깨 곁고내 마음고깃배 따라한 폭 그림 그리고 있네.※ 매미 - 2003년 와현항을 휩쓸었던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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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7.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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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이 사랑을 이루어사나흘 지나꽃잎이 떨어지고주먹만한 애호박이 열리면달전을 부친다도톰하게 썰어반달도 만들고보름달도 만들고튀김가루 팍신 묻혀들기름 두르고노릇노릇 지져내면달전이 된다반달로 뜨고보름달로 뜨고만년에 부실하던 치아로도맛나게 드시던 어머니반달이 뜨고보름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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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7.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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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곳은 분명저 밤하늘의 은하수를 본떠서신이 만들어 놓은 것이 틀림없어견우와 직녀가 만나 사랑의 징표로은하수의 소금을 우주에다 흩뿌리고그리하여 생겨난 수많은 별들이저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걸 거야그 별이 내린 학동 몽돌해변에젊은 남녀가 밤바다를 향해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하나, 두울, 셋애개! 징검다리별이잖아하나, 두울, 셋…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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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7.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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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하늘끝자락에저녁노을 꽃 필 때초가집 돌담 아래흙 마당은 방이 되고아버지가 짜서 만든멍석은 요가되어그 위에 누우면아버지 땀 냄새어머니 사분 냄새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초가집 굴뚝 연기가 그립다옆집 여드름 누나가 보고 싶고실개천 송사리떼구릉논 개구리 소리뒷산 부엉이 울음 소리가 그리워지는어스름 저녁돌담집 짝사랑단발머리 순이가 보고 싶고처마밑에 바둑이외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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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6.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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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줄기 선한 바람이고 싶다숲을 지나내 가슴에 그리움의 불씨 하나 묻어놓고가로수 목배일 고운 얼굴에 입맞추고땀에 저린 푸른 숲을 흔들더니사색에 잠긴 쪽빛 바다 사뿐히 앉아자진모리 중모리휘모리로 굿 한 판 멋지게 벌려 놓고곱게 물든 서쪽 하늘호수에 올라선홍빛 불을 지르고 고이 숨을 거둔다꽃이 피고 지듯이우리도 한줄기 바람인 것을겨울이 오면 떠나야 하는한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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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6.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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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덮인 장평호숫가불빛들 내려 꽂혀 성긴 울타리를 치면작은 밤배 하나 울타리를 헤젓고호수에 빠진 밤이 외로운 파동으로 뛸 때어둠속에서 까만 눈동자 가물거리면유혹하는 슬픔이 저만치서 다가오고박동멈춘 심장에선 맥류만 흐른다나더러 왜 매일 호수를 찾으냐고 물으면황홀하게 명멸하는 도시의 불빛에 취해서가 아니라보는 이 없이도 도시가 밤새 떨어뜨린환락의 불빛들 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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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6.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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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간다무엇이 그리 바쁜지사계四季를 몰고서어느 한 곳에 마음 정하지 못해고요하지 못했던 삶 아쉬움 깊은데,어느새그 많은 나이테를 남긴 채세월이 간다내 온 이유도, 가고 있는 이유도 모르면서무지한 생명 스스로 번뇌를 만들다가그 어떤 복운에 묘법妙法을 만나니이제는 가벼이 흐르지 않는 세월,앞으로 남은 아직도 많은 날들파도는 끝없이 덮쳐오지만오늘도 삶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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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6.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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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루 삶 속에하루는 너무 짧디 짧고당신들을 위한 작은 배려는내 삶의 부분인데오늘도한아름 베풀수 없어 한탄하지만타오르는 열정은 쉼없이 이어집니다어두운 골목길에 등불을 피우고흙먼지 가득한앵두나무 우물가엔덮게를 달아주어아프게 살아온 연륜에밭고랑처럼 깊게 패인 주름살은삶의 훈장으로 대신하고시련을 즐기는 나그네 여로처럼짧디 짧은 내 하루 삶을당신들을 위해불꽃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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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2010.05.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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