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44회 '장애인의날'을 맞았다. 올해 장애인의 날의 슬로건은 '함께 가는 길, 평등으로 향하는 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장애인의 날은 소외돼 있던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들이 선심 쓰듯 반짝 관심을 보이는 날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기준으로 거제시에는 1만1435명의 장애인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만날 일도, 이야기를 들을 일도 거의 없다. 인터뷰 전, 그를 만나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하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됐다. 지난 2022년 4월에 방영했던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1960년~1970년대를 살아온 세대들에게 베트남전쟁에서 돌아온 월남 파병 장병들의 '귀국박스'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웬만한 시골마을에는 전기시설도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 월남 파병 장병들이 가져온 TV·냉장고·선풍기·음향기계(라디오·녹음기·전축) 등 가전제품은 살림 밑천이자 자랑거리였다.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은 베트남전쟁과 귀국박스에 대한 기억은 참전용사에게도, 그들과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까지 희미해져 가는 지금, 석사논문 한편이 발표되면서 귀국박스에 대한 추억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와 지난 날의 기록 및 역사자료가 됐다
"돈키호테처럼 미쳤다고 해도 괜찮아요. 흥남철수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제 삶의 목표니까요." 흥남철수작전의 의미와 정신을 알리는데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이 있다.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옥영태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흥남철수작전은 6.25전쟁 중인 1950년 12월15일부터 12월26일까지 흥남에서 미군 10군단과 대한민국 육군 1군단 그리고 피난민 10만여명이 철수한 작전이다. 옥 이사는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되기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던 흥남철수작전을 알리기 위해 활동해왔다. 지난달 28일 그를 만나러 장목면 궁농항으
내가 받은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행복을 찾는 사람이 있다. 지난 5일 거제지역 최초로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자격을 얻은 고현 더 큰 사랑병원 박태환 원장이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으로써 1억원 이상을 일시 기부하거나 5년 이내 1억원을 기부할 것을 약정한 경우 회원자격을 얻는다. 거제 제1호 아너소사이어티가 된 소감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가 뭐라고 1호라니, 제가 더 놀랐고 송구스럽고 부담 부럽습니다"라고 소박한 답변을 했다. 그는 이웃 가게같은 병원 의사에게 '거제1호'라는
반평생 자식처럼 돌보며 가꾼 강명식 대표의 별세로 인한 관리부재와 겹친 태풍 '힌남노'의 상흔은 지난해 수선화와의 만남을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거제시가 지난해 11월 수선화 구근 7만여개를 심고 3년간 위탁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6·17일까지 양일 동안 열린 '제1회 수선화축제'는 풍성해진 공곶이 수선화에 볼거리까지 더했다는 평가다. 이번 축제를 위해 누구보다 물심양면 나선 이가 있다. 일운면 주민자치위원회(이하 주민자치위) 여철근 회장이 주인공이다. 와현이 고향이라는 그는 '공곶이수목원'은 어린시절
"백종원 대표처럼 요식업계 CEO가 되고 싶습니다." 거제대학교는 올해 특별한 신입생을 맞았다. 요리에 대한 열정을 품고 만14세 나이에 대학의 문을 두드린 최연소 입학생 옥도연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평범하지 않은 그의 도전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지난 5일 거제대 캠퍼스에서 그를 만났다.앳된 얼굴의 그는 14살의 나이를 의심할 만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홈스쿨링에 이어 그는 지난 2022년 중등 검정고시를, 이듬해인 2023년에는 고등 검정
지난해 10월 거암문화재단·거제신문·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거제시협의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제22회 '흥남철수·거제평화문학상'에서 윤석희씨가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의 작품 '격랑 속으로'는 시어머니에 대한 속죄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수필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수상 발표 이후 그와의 만남은 쉬 허락되지 않았다. 여행중이던 그와 지난달 28일에서야 조우할 수 있었다. 그는 공모전에 응모하고 떠난 여행 중 전해 들은 수상소식에 기쁨도 잠시 계획된 여행의 일정탓에 대상 수상자로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내내 미안했다고 한
지난 16일 박상표 거제시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 신임 회장이 소상공인들의 단합과 권익 보호를 목표로 삼고, 진정한 '소상공인의 조직화'를 강조하며 취임했다. 인터뷰를 요청할 당시 그는 뜻이 있어서 회장직을 맡은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맡게 됐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거제지역 소상공인과 연합회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모습에서 그의 큰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재 450여명에 불과한 연합회 회원 수를 2000명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기 위한 조직력 강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4일 거제면 대숲개(죽림)마을 입구에서 신명나는 죽림마을 별신굿판이 벌어졌다. 이날 낮 동안 세차게 내리던 비가 죽림마을 별신굿의 첫 순서인 들맞이당산굿을 앞두고 그치자 국가무형유산 남해안 별신굿의 보유자인 정영만(69)씨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 "참 기가 차지요. 날(죽림마을 별신굿 하는 날)잡은 걸 우찌 알고 이리 웃비가 내릴꼬."지난 1987년 남해안 별신굿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그는 1996년 인간문화재에 지정됐다. 그는 내림굿을 받고 신을 모시는 무당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가족 친지를 따라다니며 무속과
거제시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이하 옥포복지관)에 새로 부임한 예진성 관장은 사회복지계의 베테랑이자,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인물로 소문나 있다. 지난 1월1일 부임한 그는 지난 26년간의 풍부한 복지 경험을 바탕으로 거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살기 좋은 거제에서 아이 낳기 좋은 거제로 만들고 싶어요." 이 말 한마디는 그의 꿈과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하고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그의 소망은, 그가 관장으로 부임한 옥포복지관의 새로운 미래이기도 하다. 그의 거제행
"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씻지 않고 바로 먹어도 탈이 없어요."거제면 내간리의 비닐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거제시로컬푸드 인증 1호 농가의 주인공인 강신영씨가 자신이 직접 기른 상추 한 잎을 뜯어 건넸다.거제시가 올해부터 지역 우수 농·특산품과 가공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한 관리를 위해 로컬푸드 인증제를 도입했고, 첫 번째로 인증받은 곳이 그의 농가다. 로컬푸드 인증을 받으려면 반드시 사전 의무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심사 및 토양·용수·식물체 시료분석 등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인지를 확인받아야 한다. 인증 후에는 수시로 안전성
트라우마(Trauma)는 현대인에게 흔한 정신건강질환으로 심각한 사건을 경험하게 된 후 공포감을 느끼고 정신적인 외상을 입은 상태를 말한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공포와 극심한 긴장상태로 고통받는 것은 물론 여러 신체증상도 생길 수 있다. 흔히 피로감·두통·소화불량·식욕부진·손발저림 등을 호소하거나 걱정·원망·슬픔 등 다양한 감정도 경험할 수 있다.거제에도 조선소 현장에서 경험한 각종 사고 등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10월 지역 조선소 근로자가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맞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 중 헌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직이 있다면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늘 희생하고 봉사하는 '시민의 영웅' 소방관이 아닐까?올해부터 23만 거제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책임지는 거제소방서 수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앉았다. 전수진 거제소방서장이다. 그를 만나 앞으로 거제소방서가 거제시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통영 출신인 그는 처음부터 소방공무원을 꿈꿔왔던 것은 아니다. 병역을 마친 후 다양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소방관
지자체마다 지역 홍보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한다. 하지만 홍보대사 대부분은 이벤트성 위촉식 이후 지역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시민들의 생각이다. 유명세에 힘입어 각 지자체의 홍보대사에 위촉됐지만 의무가 없기에 '명예'라는 허울 뒤에 제 할 일이 더 바쁘기 때문이다.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씨는 '거제사랑'과 '거제홍보'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거제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제홍보에 누구보다 열심인 가수 김은주. 그의 속내가 궁금했다. 그는 거제에서 나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가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인 거제에서 외국은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친근한 이웃이다. 거제지역의 두 대형 조선소에 파견된 선주사 직원과 조선소 근로자 중 다수가 피부색도 눈동자 색도 다른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제의 외국인 이웃 대부분은 조선소에서 배가 만들어지는 기간 동안 머물다 일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나그네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 연초천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던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딜라드 컬트 스캇(Dillard Kurt Scott·56)씨도 인터뷰 전까지 거제를 떠나갈 나그네라고 생각했다. 그의 거제생활은 지
'종의 기원'의 저자인 찰스 다윈은 '생태계에서는 강하고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생존과 진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것이다. 생존의 기로에선 우리나라 대학 생태계도 최근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 대학 입학정원과 학령인구가 역전되면서 신입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고민은 어느 때 보다 깊다. 이는 거제지역 유일 대학인 '거제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거제대의 생존과 진화를 위해 경쟁력 강화와 혁신에 대해 늘 고민한다는 이종향 입학처장은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조화를 이뤄야 교육현장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는 교권 추락·학생간 따돌림·학부모의 빗발치는 민원으로 호된 몸살 앓이 중이다. 학생 인권만 강조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는 제도가 없으니 교권은 추락하고 교육은 망가졌다고 얘기한다. 또 자녀가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피해 보는 걸 견디지 못하고 항의하는 부모가 늘면서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거제시 계룡중학교 임창수 교장은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두고 정책이 변한다고 해서 현장에
지역내 유일한 고등학교 축구팀이자 전국대회에서 18회나 우승한 축구명문 거제고 축구부는 거제시민의 자랑이자 자존심이다. 그러나 최근 거제시민축구단이 재정악화를 이유로 거제 축구부의 운영권을 포기하면서 존폐기로에 놓였다. 여기다 거제고의 학교법인인 지성학원재단은 거제고에 축구부 운영 포기는 물론 교기마저 반납할 것을 요구해 거제고 총동문회와 거제고는 끝까지 거제고 축구부를 지키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제고 축구부의 명맥을 잇기 위한 선두에 김병기 거제고 총동문회장이 있었다. "1982년에 창단해 42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청년이 미래다'라는 말과 '아파야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미래'라는 말이 무색하게 요즘 청년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대한민국 청년들 사이에선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세대'를 넘어 사회적 활동 전반을 포기하는 'N포세대'라는 용어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파야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어려운 현실에서도 눈앞의 위기와 시련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열심히 '청년다운'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청년들도 있다. 거제 한국청년회의소 회원들이다. 지난 4일 거제청년회의소(이하 JCI)를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한다는 말은 여전히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병력을 대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반드시 상기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70년 넘는 시간 동안 튼튼한 안보로 평화를 이어오다 보니 요즘 젊은 세대 대다수는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는 안보에 있다는 신념으로 거제 청소년을 위한 안보 교육에 노력하고 있는 황인철 거제시재향군인회 회장이다. 거제에서 나고 자라 고현동체육진흥회 회장·고현상가번영회 회장·해병대 거제시 전우회 회장을 거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