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타 스님/칼럼위원

▲ 법타 스님 / 거제불교 거사림 지도법사, 기원정사 주지
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 날. 룸비니 동산에 광명으로 내리어 고해 중생 제도코자 사바에 오신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 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

인간존중 선언한 탄생게, 평등한 인간관계, 우주와 인연 맺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선언. 그리고 삶의 고통 속에 괴로워하는 우리들의 아픔을 치유코자 먼 도솔천에서 남섬부주로 오신 붓다의 첫 소식입니다.

대자비의 거룩하심으로 우리 곁에 오신님을 봉축하오며, 진리의 등불로 그늘진 그곳까지 밝혀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모두가 등불을 밝힙니다. 등불은 중생의 생명이며, 무명을 부수는 진리의 빛이기에 모두가 찬란한 무진등을 밝히며, 지극한 서원을 담아 나도 성불하겠다는 중생의 바람이 연등공양인 것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 속, 해마다 부처님은 우리 곁에 오십니다. 그러나 지금은 역사적으로 태어나신 부처님의 모습보다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의 부처님을 이 시대 우리는 모시고자 합니다.

이 시대 부처님은 어디에 계실까? 그곳은 나와 이웃들이 고통 받는 곳, 진실이 왜곡되고 도덕이 무너진 곳, 평화를 담보로 한 전쟁과 기아, 비윤리적 사회전반에서 생명을 빼앗기는 그곳에 불보살님은 계시며. 또한 많은 중생들의 서원과 발원이 함께하는 우리 곁에 사홍서원으로 계십니다.

이제, 이시대의 불교는 저 자신만의 행복을 바라는 소극적 신앙에서 벗어나, 동체대비의 대승적 불자의 모습으로, 구도의 본래 면목인 자비, 나눔, 실천, 평등의 길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메마른 우리들 가슴에 감로의 진리를 담아,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며 살아 갈 수 있는 불자이기에, 오늘 도량에 모신 연등은, 세상을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정토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시발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부처님 오신 뜻 깊이 새기며, 진리의 등불 함께 밝히는 인연공덕 법계에 회향하면서, 가정과 이웃이 항상 밝고 건강하며, 믿고 따르며 살 수 있는 그런 심성과, 고운 세상 만들어가는 행복한 나날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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