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스님/금수사 주지

1. 옛날에 유명한 애꾸눈 장군이 있었다. 이 장군은 자신이 죽기 전 자신의 초상화를 꼭 그리고 싶었다. 그 나라에 유명한 화가들을 한 곳에 모아 장군의 초상화를 그렸다.

하지만 유명한 화가들의 초상화를 본 장군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어떤 유명화가는 장군의 본 모습대로 한쪽 눈이 없는 모습 그대로 정물화처럼 잘 그렸지만 장군은 초상화 속 자기 모습에 눈이 없음을 못마땅하게 생각 했고 다른 화가는 장군의 마음을 생각해 두눈을 가진 모습을 그렸지만 역시 못마땅하게 여겼다. 없는 눈을 그렸으니 자기의 모습과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름 없는 무명화가가 초상화를 그리게 됐다. 그런데 그림을 본 장군은 뜻밖에 만족하며 무명화가에게 후한 상금을 내렸다.

이 무명화가는 애꾸눈 장군의 초상을 어떻게 그렸을까? 이 무명의 화가는 장군의 옆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나머지 한쪽 눈을 그릴 이유가 없었고 옆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위풍당당한 장군의 모습을 초상화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 콜럼버스의 계란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계란을 세우려 하지만 아무도 세우지 못하자 콜럼부스는 계란의 끝부분을 약간 깨뜨려 반듯이 세우지 않았는가.

중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사마광이라는 사람이 어릴 때 놀다가 친구가 물이가득 찬 큰 독에 빠지고 말았다. 그 독은 유명한 장인이 만들었고 온갖 조각과 그림이 있어 집안의 가보로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여러 사람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친구는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 때 사마광은 돌로 그 독을 깨뜨려 그 친구의 목숨을 살렸다.

3. 아주 훌륭한 임금이 있었다. 임금은 삼정승을 비롯해 모든 신하가 임금에게 아첨을 떨고 현명한 정책이나 바른말은 하지 않고 모든 신하가 자신의 벼슬을 지키기 위해 무위도식 하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은 신하들을 모아놓고 “어제 저녁 하늘의 옥황상제가 나에게 거문고 하나를 선물 했는데 이 거문고는 스스로 연주를 한다고 하오. 다만 그 마음이 청정하고 훌륭한 사람만이 거문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경들은 모두 청렴결백하니 우리 모두 거문고 소리를 감상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궁궐 가운데 거문고를 두고 왕과 신하가 않았다. 그러자 갑자기 정승이 자리에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하자 다른 신하들도 정승이 거문고 소리를 듣고 춤을 춘다고 생각해 모두가 정승을 따라 춤을 추는 것이다.

왕이 이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혀 춤을 멈추게 하고  신하들에게 묻기를 “경들은 이 거문고가 무슨 곡을 연주 했는지 아는가? 무슨 곡을 연주했기에 모두 일어나 춤을 추었는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대답하는 신하가 없자 왕이 말하기를 “이곡은 아첨곡이라 하며 거문고는 연주도 하지 않는데 무슨 소리가 나며 무슨 음악이 있느냐”며 신하들을 나무랐다.

이 세편의 동화를 읽고 손톱만큼이라도 가슴에 남겨진 것이 있으면 오늘이 복된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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