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림 우거진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 … 등산·낚시객 등 관광객 줄 이어

요즘 들어 안개가 끼는 날이 잦다. 가을 같지 않은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진다. 그래도 코끝을 스치는 바람엔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긴다.

따가운 햇살이 부서지는 예구항. 낚시장비를 하나 가득 준비한 낚시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낚시 정보를 주고받으며 섬으로 들어갈 채비에 분주하다.

일운면 예구항에서 배로 7-8분 거리에 있는 내조라도. 흔히 내도나 안섬이라고 불리는 섬이다.

오전 10시30분, 낚시꾼과 관광객을 태울 내도호가 예구항으로 들어왔다. 지난 9월 취항한 내도호는 오전 7시30분, 10시30분, 오후2시, 6시30분에 관광객과 마을 주민들을 섬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뱃전에 찰랑이는 물결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내도로 향했다.

파란 수목으로 뒤덮인 내도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맑고 상쾌한 공기에 콧속이 시원하게 뚫린다. 청정한 내도의 자연이 선사하는 선물이다.

배에서 내려 선착장 주변을 둘러봤다. 작고 예쁜 펜션이 눈에 들어온다. 가족단위 관광객들도 부담 없이 내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변에서 고동과 소라게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두 개의 큰 봉우리로 이뤄진 내도는 작은 봉우리까지 등산로가 나 있는 상태고 제일 높은 봉우리는 숲을 헤치고 들어가야 한다. 경사도 꽤 가파른 편이다. 낮선 사람이 섬에 왔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강아지가 요란스레 짓는다.

30여분동안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오르려 길을 찾았다. 나무와 억새, 온갖 잡풀이 무성해 좀처럼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도 산에 올라갈 일이 없어 지금은 길이 없다고 말한다.
결국 제일 높은 봉우리를 뒤로 한 채 섬 중간에 나있는 등산로로 발길을 돌렸다.

상큼한 유자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언덕배기에 흙염소 일가족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어린 새끼들은 연신 박치기를 하며 장난치는데 여념이 없다.

선착장에서 30여분 가량 소로를 따라 걷자 무성하던 나무가 자취를 감추고 파란 가을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저 멀리 해금강과 남부면 일대도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내도가 선사하는 경치를 감상했다.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 내린다.

소로 밑 갯바위 곳곳에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저마다 대물의 희망을 꿈꾸며 낚시대를 드리운다. 활처럼 휘어지는 낚시대를 보며 내도 갯바위는 모두가 낚시 포인트라는 말을 실감한다.  

작은 봉우리가 저 만치서 손짓을 한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나무와 넝쿨로 엮어진 자연 터널과 한아름이 넘는 소나무, 갖가지 상록수와 이름 모를 잡초들이 등산로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작은 봉우리에 오르자 서이말 등대와 내도의 깎아지른 절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위에 걸터앉아 내도가 전해주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산새들의 지저귐과 바람의 노랫소리가 조용히 들려온다.

몽돌로 이뤄진 해변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천혜의 해수욕장이 되고, 발길 닫는 곳이면 어김없이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의 모습을 선사하는 곳.

내도에 가면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 잊을 수 있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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