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우들이 사회적응을 위한 거제돌고래 봉사단의 제6회 장애우 사회.직장 적응 체험행사가 지난 14일 중곡동 시민공원과 통영 롯데마트에서 열렸다.

돌고래 봉사단, 제6회 장애우 사회·직장 적응체험
중곡동 시민 공원 일원에서 환경미화원 아르바이트

“늘 도움만 받아왔지만 오늘만큼은 시민들에게 작은 보답이 됐으면 합니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장애우 사회·직장 적응체험 행사가 지난 14일 중곡동 시민공원일원에서 열렸다.

거제 돌고래 봉사단(단장 금대현)이 매년 마련하고 있는 이번 행사는 거제지역 장애우들과 거제시 자원봉사협의회, 중곡장미회 회원 등 자원봉사자 1백여명이 참여, 장애우들의 사회참여를 도왔다.

이병훈 사무장 사회로 간단한 개회식과 사회적응체험 설명을 들은 장애우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4개조로 나눠 껌 제거 도구와 비닐봉투를 챙긴 뒤 1일 환경미화원 아르바이트 체험을 시작했다.

중곡동 시민공원과 인도에 눌러 붙은 껌 제거에 나선 장애우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설명을 유심히 들은 후 작업에 나섰다.

한 명이 열심히 바닥에 붙은 껌을 제거하면 어느새 다른 장애우가 나타나 비닐에 껌을 옮겨 담았다.

도로와 전봇대 주변 등에 어지럽게 붙여져 있는 불법 스티커와 전단지 제거도 장애우들의 몫이었다. 함께 한 자원봉사자들이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면 깨끗이 스티커를 긁어냈다. 

이날 1시간 당 3천원씩의 아르바이트비를 받은 장애우들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내 손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흐르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중곡동 이곳 저곳을 누비며 다녔다.

오전 9시부터 3시간의 환경정화 활동을 마친 장애우들은 통영 롯데마트로 자리를 옮겨 자신이 땀 흘려 번 일당으로 점심밥 사먹기와 시장보기 체험을 실시했다.

음식점 코너에 차례대로 줄을 선 장애우들은 김밥세트와 돈가스, 비빕밤, 자장면 세트 등 5천원짜리 점심을 직접 사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식사를 마친 장애우들은 10가지 사야할 목록이 적힌 종이와 장바구니를 들고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운 채 마트 내부를 돌기 시작했다. 처음 시장보기행사 땐 1인당 3-4시간 걸리던 시간이 이젠 1시간 가량이면 충분했다.

특히 행사 첫해 마트에서 고함을 지르며 공항상태를 보이는 등 넓은 공간에서 많이 헤매기도 하고 힘들어 한 장애우들이 행사에 계속 참여하면서 사회적응도가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야 할 목록과 사고 싶은 제품 사이에 많은 갈등을 느끼는 듯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장애우들은 장남감이 진열된 곳과 식료품 매장에서 한 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장바구니에 사야할 물품을 가득 넣은 장애우들은 계산대에 물건을 내려놓으며 당당하게 “내가 오늘 번 돈이에요”라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물건값을 계산했다.

땀흘려 일한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보람있는 하루를 보낸 장애우들은 하루 온종일 자신들과 함께 해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고아라양(동부중 3년)과 민아람양(거제고 1년)은 “행사에 참여한 장애우들이 말도 잘 듣고 작업도 열심히 잘해 무척 놀랐다”면서 “장애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행사인 만큼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대현 단장은 “각 시설원장님과 자원봉사자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따뜻한 마음이 행사를 계속 이어가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체험행사를 통해 더 많은 장애우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 단장은 또 “행사비 마련 등의 어려운 점이 있지만 앞으로 좀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통해 경남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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