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열 스님/혜양사 주지

가다죽어 그리워도 못 잊어 가오리다
불꽃에 타는 정이 연긴들 없으리까
이 몸이 재가 되어도 그대 곁에 있다 면은

드높게 그린 사랑 은하수 흘러 흘러
그 세월 이제 와도 때늦지 않으리라
임이여 돌아오셔서 월영처럼 가지 마오

나 죽어 가거덜랑 노을로 묻어놓고
눈물은 초롱인 양 바람 곁에 드날리며
쨍쨍인 햇볕에 말려 없는 듯이 잊어주오

■그대 해설

저마다 사랑하고 증오하는 생활 속에 헌신적인 사랑과 이기적인 사랑이 있습니다. 수많은 잎들을 가지게 되는 거죠. 속세에서 생각하는 얄팍한 중생들의 사랑보다 심오한 성현들의 자비심이 있기에 타는 불을 끄느라고 비 내리지 않습니까.

얽히고설키어진 인연 따라 사느라고 저주로 피멍들인 단풍잎이 저 가면서 향기론 낙담으로 꽃망울도 피지 않습니까. 바람개비 부축여서 저 바다가 들끓고 맹렬한 태양으로 찌는 듯이 덥기에 달빛도 식히느라고 얼어 붙인 빙주들이 북극 멀리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사소한 사랑을 하기보다 보다 큰 모성애를 생각해 보세요. 자그마한 골방이 있는가 하면 폭넓은 홀들이 관중을 감싸면서 진화된 허공 속으로 우주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말하는 사랑만은 쉽사리 생각하는 인간애가 아니고 영원을 기약하는 차원 높은 사랑을 뜻합니다. 천박한 치욕이야말로 악의에 찬 흥분으로 질책의 대상인 것입니다.

요즈음 흔하게 구름처럼 떠도는 말로는 일회용 사랑이지요. 남편이 죽으면 부엌에서 방긋이고 아내가 떠나가면 화장실에서 쌩긋이라는 잡담이 남루한 세상이지요.

작품에서 말하는 핵심들은 영원히 잊지 말고 저 하늘 끝까지 가 소곤거린 별들처럼억년도 하루 같이 동고동락으로 함께 누리자는 정겨운 이야기로 얄미운 인간들에는 경종이고 귀감이며 지침서이기도 하기에 손 모아 가슴에 반성해 볼 일이므로 천명이기도 합니다.

은하를 바라보듯 차원을 높이지 않고 꿈속인들 생각하며 상상인들 했으랴만 문언 속에 등장하는 소재처럼 실천하면 낙원이 따로 있어 갈망하며 그릴 거며 환상이 어디 있어 파라다이스 섬 찾으랴 또 다시 강조하는 그 사랑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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