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스님/금수사 주지

쥐의 해가 끝나고 소의 해가 시작된 지가 20여일 가량 된다. 무자년 12월부터 소의해 20여일이 지나는 동안 본인의 처소에 다녀간 사람이 3-4백여명이다. 그 중 3분의 1 가량은 비불교인이다. 한해의 운수와 운세가 굼금한 것은 불교와 비불교인이 동일하다고 본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습과 통과의례를 잘 지키고 새벽기도를 잘 다니며 환경을 바꾸어보고 마음의 자세를 새롭게 하며, 자기가 생활하는 곳이 성스러운 성전사원이라고 권유한다.

몇 년 전, 거제도에 점과 사주를 보는 사람이 4-5여명 되는 것으로 조사해 본적이 있다. 20여만명의 거제시민 중 점과 사주를 보기위해 무속인에게 쓴 돈이 얼마일까? 점과 사주는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 미신에 지나지 않는가? 사회의 순 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인가? 먼저 귀신은 인정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있다. 점이란 귀신과 접신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접신이란 귀신과의 교접을 말한다. 

태주원설에 따르면 ‘사주기합서 일월합기 귀신합기길흉’ 이라 해서 귀신과 길흉이 합치 된다고 말한다. 귀신은 무엇이고 접신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대부분의 무속인에게 동자신 , 산신령, 장군신 등등의 이름을 적어 놓지만 원로 국문학자인 김열규, 서정범 교수는 가족신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자신가족의 귀신에게 빙의된 것이다. 사람이 죽어 육신을 버리면 귀신이 된다. 귀신은 육체를 버리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한계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먼 거리의 상황도 알 수 가 있고 과거나 미래의 일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는 능력도 있다. 접신된 귀신도 능력의 차이가 있어 공부와 수행을 많이 한 귀신과 접신을 하면 확률이 높고 저열하고 열등한 귀신과 접을 하면 확률이 떨어진다.

즉 귀신과 무당에게도 능력의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귀신을 영가라 하는데 영가는 의식 덩어리라 할 수 있고 불교적으로는 식(識)이라 한다. 식이라는 전제가 없으면 귀신은 이해 할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분해가 되지만 이 식은 윤회에 들어간다.

일부분은 해체가 되지만 특수하고 특별한 경우에는 인간에게 접신이 되는 경우가 있다. 특수한 경우란 애착, 집착, 탐착을 말하는데 애착, 집착, 탐착이 많으면 윤회가 되지 않고 천도도 되지 않으며 이 영가는 자기의 후손이나 자아의식이 약하거나  병약한 사람에게 빙의 되는 것이다.

즉 접신되는 사람은 육신을 대여하고 영가는 그 사람으로 인해 삶을 살아가는 형식이 된다. 이 영가가 어떻게 되는지는 차후에 논하도록 하자. 즉 점은 영가, 귀신과 접신에 의해 효력이 발생된다고 볼 때 사주는 음양오행의 수를 풀어서 산출된다. 우리나라는 사주팔자를 일컬어 명리학이라 하고 일본은 추명학, 대만은 산명학이라 한다.

명리학은 기원 전 3세기경에 추연이라는 사람에 의해 알려졌다. 당나라 때 이허중이라는 관리가 음양오행에 12가지를 보태어 그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면서 부터 유래 된 것이다. 즉, 년, 월, 일, 시에 12간지를 더해 풀이한 것이고 이것을 당사주라 한다.

당사주에서 더 발전한 형태가 오늘날의 명리학 체계다. 당사주가 12지만으로 판단하는데 대해 서자평의 명리학은 12지에다 10간을  더한 것이다.

12지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이고 10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를 말한다. 당사주가 초등학교 수학 수준이라고 한다면 명리학은 대학교 수학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명리학은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의 시험 과목에 까지 포함된 것을 보면 즉 공무원 시험까지 포함된 것을 보면 예로부터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사주 명리학의 정확도는 6-7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운명의 대략적인 것을 점칠 수 있다. 관운이 좋은가 재물이 많은가 성격이 급한가 등등이다. 사주 명리학의 기본원리는 음양오행 사상이다. 음양오행은 밤과 낮과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기원이다.

자연의 법칙을 지키며 여기에 순응하며 살자는 것이다. 즉 가을에 태어난 사람은 금(金)의 기운을 타고난 성격이며, 봄에 태어난 사람은 인정이 많은 목(木)의 성질을 타고 났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은 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사주팔자를 전생의 성적표라고 본다. 전생의 인이 금생에 과과 된다는 것이다. 전생에 부지런 한가, 착한가, 악행을 많이 했는가, 이웃을 위해 베풀며 살았는가 등등이다.

사람이란 금생이 끝이 아니라 금생 후에는 내생이 있는 법이다. 윤리와 인과는 불교의 기본 진리이지만 세속의 어떠한 도덕률이나 형법보다 더 강한 윤리 규범을 요구한다.

명리학에 나와 있는 사주팔자의 역기능을 알아보자. 명리학의 이론으로 보면 전생에 인생에서 꼴찌를 하면 금생에서 꼴찌가 된다는 결정론에 처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전생의 꼴찌라 해도 전생의 업을 참회하며 금생에서 성실한 삶과 함께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전생의 꼴찌는 점점 상승해 1등도 될 수 있고 2등도 될 수 있다.

결정론에 의지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육체와 처소, 즉 생활 하는 곳을 성전, 사원으로 여기며 성실하고 성스러운 생각을 하면서 착실히 이웃을 위해 보시하고 베풀면 금생이 바뀌고 내생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또 다른 명리학의 역기능에 대한 경우는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활동하는 사주 명리가들은 미흡한 점이 많다고 본다.

사주 명리가들은 마음이 명경지수처럼 맑아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파자 공부를 장난삼아 할 적에 직업소개소에 상근으로 출근한 적이 있는데 그때 한 여성의 사주와 명리를 아무런 이해타산 없이 풀어본 결과 그 여성의 생리기간, 생리주기, 가출년도, 남성편력, 낙태수술 횟수 질병의 가능성도 정확히 판단한 경험이 한번 있다.

또한 재색명리라 하는데 현세적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주를 악용할 경우가 있다. 타인의 사주를 악용해 자기의 이익을 취할 경우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그릇이 아니면 사주 명리학을 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하면 명리학을 악용 할 경우 천벌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사주 명리학은 재색 명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전생과 금생의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며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진솔한 생활을 하는 동시에 나와 남을 위해 보시하고 희생하며 부단히 자기 개발을 하며, 명상과 기도를 하면서 삶에 충실하면 만족할 만한 금생이 될 것이다.  

<김열규, 서정범, 조용헌 교수의 글 일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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