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더스의 개

어젯밤에 ‘플랜더스의 개’를 다 읽고 나서 잠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넬로가  되어 파트라슈와 함께 놀았다. 파트라슈는 하얀 털이 북슬북슬 하고 곰처럼 덩치가 우람했다. 밤새도록 눈이 쌓인 들판을 얼마나 뛰어다녔던지 우리는 모두 얼굴이 빨갛게 얼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 밑이 조금 부어 있었다. 아마 넬로와 파트라슈가 너무 불쌍하여 울면서 잤기 때문인가 보다. 파트라슈는 개이지만, 넬로에 대해 지극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 넬로는 파트라슈가 곁에 있었으므로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넬로가 가난과 마을 사람들의 냉대속에서도 꿋꿋이 살아 가는 모습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당장 굶어 죽을 지경에 있으면서도 주운 지갑을 돌려주는 모습을 보고는 참으로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 사람이 자신을 괴롭히던 코제츠 영감임을 생각할 때 더욱 감탄스러웠다.

할머니께서 자주 우리 자매에게 하시는 말씀이 있다. “너희는 언제나 철이 들 테냐? 내가 너희들만했을 때는….”  이 책을 읽고 나니 할머니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여태껏 나는 부모님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 주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부모님이 내게 바라는 일을 실천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을 고집하며 떼를 부렸다. 넬로에 비한다면 나는 고집쟁이고 투정꾼이다.

또 한 가지 반성할 일이 있다. 우리집에서 2년 동안 함께 살아온 개 페페에 대해서다. 처음엔은 강아지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그렇지만 1년정도 지나니까 싫증이 났다. 그래서 울산에 있는 애견샵에 팔았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니 조금씩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울사네 놀러가면 애견샵에 제일 먼저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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