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제시 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켜보면 송도계원(松都契員)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의원이라는 지위나 세력을 믿고 남을 멸시하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시 의원의 의무는 공공이익 우선의 의무, 청렴 및 품위유지의 의무, 의회 출석 및 집무전념의 의무, 직권 남용 금지의 의무, 일정한 직위 및 거래 등의 금지 의무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거제시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무조차 망각한 채 공무원 윽박지르기, 권위의식 내세우기 등 묘한 분위기까지 연출하고 있다.

제5대 거제시 의회는 유급제 도입과 함께 시민들의 기대도 남달랐다. 의원 개인의 윤리성 확보와 전문성 강화 등 획기적 변화는 물론, 시민의 공복(公僕)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 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현재 의원들의 근황을 살펴보면 자상모순(自相矛盾)에 페로니즘(Peronism)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마저 든다.

관계법령 검토 미비로 집행부가 이미 종결한 일에 대해 편법 또는 불법으로 간주, 의혹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인기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개장수도 올가미가 있어야 한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준비가 우선인 것이다. 그런데도 거제시 의회 의원은 준비는 뒷전인 채 인기성 발언이 우선이다.

일부 의원은 시민 방청객이 많은 경우 거제시 행정 수장(首長)에게 모욕감을 안기는 행동까지 자행하는 상태다.

시장은 정책방향 관련 답변을, 나머지 실무적인 안건보고 및 감사 등은 실·과·소장 및 국장이 담당토록 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도 굳이 거제시 의회 의원들은 이 같은 예도 무시, 시장의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의회의 권위의식과 함께 행정위에 군림하는 의회상을 지향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의회는 행정을 견제할 능력과 의무가 있지만 의회를 견제할 기관이나 단체가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 형태로 치닫는 감도 없지 않다.

행정을 업신여기고 2-30년의 행정경험, 실무경험을 쌓은 공무원조차 무시하는 경향은 어제 오늘 뿐 아니다. 물론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에도 문제는 있다.

의회가 지역 현안에 대해 시장의 답변을 요구할 때 실·과·국장 등 참모진은 의회관계자와 사전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는 매끄러운 의회와 돋보이는 지자체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지방화시대다. 행정과 의회의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이 더 없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전, 무보수 명예직. 풀뿌리 민주주의 시절의 무책임, 의원 형태와는 비교될 수 없는 현실이다.

스스로 자성(自省)하는 의회상이 시급하다. 개과불린(改過不吝)이라 했던가, 거제시 의회는 잘못 또는 과실이 있으면 즉시 고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의원들은 매달 2백48만원의 보수와 연간 의정운영공통업무추진비 1인당 4백50만원, 해외연수비 1백30만원,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도 지급받는 상태다. 받는 것만큼 책임 있는 행동이 절실하다.

물론 제5대 의회 의원들이 잘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잘한 일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면 잘한 일로 평가 받을 수 없는 것이 세상사다. 지금 시민들 사이에는 거제시의회 의원 관련, 악성 루머도 판치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지난날 과오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가 하면 특히 회기가 끝나는 날에는 공무원을 대동, 술,밥간에 융숭한 대접을 받고 2차는 노래방, 3차는 발렌타인 등 고급 양주로 마무리한다는 여론까지 무성한 상태다. 진위야 어떠했던 간에 소문자체가 문제다.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한 전문성 강화는 물론 윤리성 확보를 위한 의원 본인의 노력이 더 없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5대 거제시의회 의원들은 「딸 덕에 부원군 된다」는 식으로 시민 선거 덕에 의원이 된 셈이다. 시민을 위한 의회, 바른길로 가는 의회로 거듭나길 당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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