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 스님 / 용주사 주지

5살, 어느 여름 날. 저희가족은 거제 산골에서 부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60년대에 부산 나들이는 정말 가슴 벅찬 일이였습니다.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저 시야에 제일먼저 들어 온 것은 세발자전거였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세발자전거. 부모님을 졸라 자전거를 구했습니다. 당시 저희 동네친구들 중엔 자전거를 가진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시골인데다. 생활도 다들 어려웠으니까요.

우리집도 다른 친구의 집과 마찬가지로 넉넉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큰 배려를 해주신 것입니다.

저희 절 입구 50m전에 교회 겸 학교가 있었습니다. 그 학교의 조그마한 마당이 우리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그 자전거는 그곳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습니다. 가위 바위 보로  순번을 정할 정도였습니다. 그 교회학교 마당은 동네아이들이 유년기의 꿈을 키워가는 꿈동산 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교회는 우리의 많은 것을 채워주는 그런 곳으로 추억 되어왔기에 세발자전거의 추억과 함께 아직도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가슴 한군데에 긍정적인 인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설교 잘하시는 목사님께서 방송을 통해 불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데 있어서는 정말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하거늘.

지금 21세기 현재에 같은 시공을 공유하면서 그런 형이상학적인 발언을 할 수가 있는지, 석가, 예수, 공자, 모든 성인들께서 그런 변칙적인 사상적 논리를 구사하라고 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종교화합에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얼마나 큰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잘못된 말 한마디가 다른 상대에게는 얼마나 큰 상심이 되어 돌아오는지를 아실 것인데, 정말 경솔한 언행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예수는 구원자(jeuse is christ)의 희망으로 테레사 수녀님과 오드리헵번 등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많은 분들을 어떤 경계 없이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얼마 후면 예수님 탄신일이 돌아옵니다. 이 좋은날에 우리 모두는  종교적 중심을 넘어 화합과 배려로 모두 단군의 자손임을 상기시켜서 2008년 크리스마스는 조금은 특별한 그런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산타클로스가 세발자전거에 화합과 행복의 선물을 가득 싣고 어둡고 소외된 모든 곳에 희망과 용기와 사랑을 듬뿍 뿌려주시길 바라며 새로운 2009년은 우리거제 대지위에 밝은 햇살 가득한 온누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