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김근중 반장 루마니아 연수생과 명절마다 고향행

“외국인 연수생에게 한국 한가위의 풍성함을 안겨주고 싶었다.”

명절을 맞아 이역만리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외국인 연수생을 매년 고향에 데리고 가 함께 명절을 쇠는 대우조선해양 김근중 탑재1팀 자동용접반장.

김씨는 올해로 4년째 대우 망갈리아 조선소에서 옥포조선소로 기술연수를 와 반에 배속된 루마니아 연수생을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강진군으로 데려가 추석을 함께 보내고 있다.

그가 처음 외국인 연수생을 데리고 명절을 쇠러가게 된 것은 말은 잘 안통하지만 조선기술을 배우려는 의지가 열심인 연수생들에게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에 김씨와 함께 고향을 찾은 연수생은 올해 2월 자동용접반에 새로 들어온 루마니아인 연수생 몰도베아누 트라이안씨(19).

금발의 외국인 청년 트라이안씨는 올해 열아홉 나이답게 ‘추석명절’을 쇠고 돌아와 동료 루마니아인들에게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로 4년 째 하고 있는 행사지만 김 반장도 이 벽안의 청년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다 지금까지 해 왔듯 고향에 가서 성묘도 함께 하고 성묘를 마친 뒤 어머니가 계신 서울로 이동해 송편을 비롯한 명절 음식도 같이 만들고 차례도 함께 지냈다.

또  한국식으로 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한국 문화와 끈끈한 정을 고루 알게 했다. 차례를 모두 마친 뒤에는 한강, 남산 타워, 남대문 서울구경도 함께 했다.

매년 두 번, 추석과 설에 이 일을 하다보니 칠순 노모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도 루마니아인 연수생과 함께 추석을 보내는 것을 즐거워한다.

내 자식처럼, 내 가족처럼 풍성함과 따뜻한 정을 나눠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 명절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김근중 반장은 “우리에겐 추석이 풍성하고 가족들과 만나는 기쁨으로 1년 중 가장 행복하고 기다려지는 날이지만 기숙사에서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오히려 향수병만 키우는 시간이 돼 마음이 아팠다”면서 “외국인 연수생들에게도 우리 한가위의 풍성함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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