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금수사 주지

어느 유명교수가 특강에서 사람이 극도로 화를 낼때 그 사람의 내쉬는 숨을 30분 동안 모아서 조사해보면 수십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소가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런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지만 종교인인 나로서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동들이 갑자기 도박이 생겼을 때 부모들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주 안아주며 가족들이 긍정적으로 대하며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 아동을 부정적으로 보더라도 가족, 특히 부모가 그 아동의 모든 행동을 긍정적으로 보며 아동에게 깊은 사랑을 주면 도벽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가 있고(이것은 본인의 카운슬러 사례이다) 또한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매일 술을 먹고 도박을 하며 딴 여자와 외도를 하기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고 내일이면 폭행당한 진단서와 사진을 가지고 가정법원에 간다고 하기에 결혼생활이 몇 년이냐고 물어본 즉 20여년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100일 동안만 가정법원에 가는 것을 미루고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남편이 성격이 바뀌고 가정에 충실하며 자기 부인만 사랑할 거라고 설득한 즉, 그 부인은 남편의 폭령성과 외도, 도박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 매일 교회에 새벽기도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자기는 교회의 신자이기 때문에 스님의 말을 따를수가 없다고 완강히 거부하였지만 가정이 제자리로 돌아간 뒤에 다시 자기 종교에 더 열심히 충실히 다니면 하느님도 용서를 해줄 것이라고 설득하여 본인의 이야기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하니만 본인의 요구조건에 상당히 당황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에 진지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것은 매일 남편이 출근할 적에 부인이 남편에게 회사에 잘 갔다 오라고 세배하듯 절을 하라고 시킨 것이다.

첫 날은 남편이 출근할 때 절을 하니까 남편이 화를 내더라는 것이다. 남편을 얕보느냐, 무시하느냐며 폭력을 행사하더니, 일주일쯤 후에는 남편이 점점 진지해지며 그 부인도 첫 날에는 절을 하면서 속마음은 ‘이놈아 백일 후에는 네놈하고도 이혼이라 20여년 동안 살면서 100일 동안 너에게 절을 하고 나는 나대로 갈 것이다’고 생각을 했지만 남편에게 절을 하면 할수록 남편이 부인에게 잘해준 생각과 조금씩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백일 후에는 신혼 초처럼 남편이 가정에 충실하며 나쁜습관을 고치고 훌륭한 직장인과 가장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요즘도 가끔 그 부부를 만나고 있다.

이 두 가지 예에서 보듯이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가지라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상전약수라는 말이 있지 아니한가. 뽕나무 밭에 작은 옹달샘이 있다. 이 옹달샘물이 조금씩 주위에 물을 적시면 나중에는 뽕밭 전체에 풍부한 물을 줄 수가 있고 결국에는 끊이없는 샘물이 솟아난다는 말인 것이다.

이같이 자기 주위에 끊임없이 베풀면 베풀수록 선한 마음이 자란다고 한다. 이것이 사랑이고 자비이며 보시인 것이다.

신라때 대석학이었던 최치원 선생이 어느 찌는 듯 한 여름날 마을 앞 정자나무 밑에서 쉬고 있는데 뒷 산 암자에 있는 동자승이 큰스님의 심부름을 가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 동자승의 발걸음마다 연꽃이 피며 숨을 쉴 때는 입속에서 말할 수 없는 향기가 나고 있었다. 얼마후 그 동자승이 심부름을 하고 다시 암자로 되돌아가는데 발걸음마다 오물이 가득하고 입속에 이상야릇한 것이 보이는 것이다.

최치원 선생이 불러서 스님이 심부름을 갈 때는 무슨 생각을 했으며 올 때는 무슨 생각을 하였느냐고 물었다.

동자승이 심부름을 갈 때는 큰스님의 매일하는 말씀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며 이 사바세계를 위하여 자기 몸을 불살라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되리라하고 생각하였고 올적에는 주막집에서 주모와 주객이 싸우는 것을 봤고 개가 교배하는 것을 봤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눈 밝은 도인이나 훌륭한 사람에게 이런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짜증을 내고 화를 많이 내면 그 염력으로 그 비슷한 기운들이 주위에 몰리고 명랑하고 착한 마음을 내면 그 주위에 선하고 명랑하고 상쾌한 기운이 모인다.

짜증을 내고 화를 많이 내면 그 영향으로 이성이 마비되고 악을 쓰며 후회하는 행동을 하게된다. 어느 도인 한 사람이 황급히 지나가는데 뒤에 악심을 내는 귀신이 우루루 몰려 따라간다.

한참후에 다시 그 사람이 오는데 그 사람 뒤에 그 사람을 보호해주는 천사들이 우루루 몰려오는 것이다.

도인이 갈 때는 무슨 마음으로 갔고 올 때는 무슨 마음으로 왔느냐니까, 갈 때는 꾸어준 돈을 안주기에 그 집에 가서 돈대신 행패라도 부리고 가재도구라도 가져 오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그 집에 가본 즉 사업이 망해서 끼니를 굶고 있기에 주머니의 돈을 털어 양식을 사주고 오지만 마음이 가볍고 상쾌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예에서 보듯이  부디 이웃을 위하여 베푸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남이 나에게 해주는 것을 바라는 것은 거제의 마음인 것이다. 베푸는 마음, 보시의 마음이 이 사회, 이 세계를 밝고 맑고 아름답고 향기롭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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