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조선 10월 중 3척, 대우조선 9월부터 ‘0’

수주량 없어도 시민들, 조선호황 ‘믿음’ 여전

조선경기가 심상치 않다. 조선 한국을 이끌어 온 삼성 대우조선의 최근 수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9월부터 한 척의 수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의 위기감은 한층 더하다.

“창사 이후 이같은 수주 한파는 처음이다. 현재 상황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공정의 연속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는 대우조선 한 간부의 말에서 최근 조선경기에 대한 불안이 물씬 묻어나고 있다.

삼성·대우조선은 세계속에 ‘조선한국’을 이끌며 조선호항을 주도해 왔다. 호황에 따른 넘쳐나는 일자리와 종사자들의 고소득은 경기침체를 남의 일인양 여기게 했고 ‘영원한 조선 거제’를 어김없이 보장해 줄 것이라 믿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수주물량의 큰 폭 감소가 이어지면서 이에대한 경종이 울렸다. ‘조선 거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수면위로 떠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대우조선 2개월간 수주 ‘0’

한국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조선은 지난 10월 국내 9대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선박 3척을 2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5억8,000만달러) 실적에 비하면 6분의 1수준이다. 삼성조선의 지난해 월 평균 수주량은 58.9척.

올들어 삼성조선의 수주실적은 50척, 1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척, 172억9,000만달러에 비해 33척, 33억9,000만달러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212억달러를 수주했던 삼성조선은 올해 15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우고 있고 현재 139억달러를 달성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수주실적은 더 심각하다.지난 9월부터 ‘수주 제로’의 늪에 빠진 것.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35척, 215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올 들어 현재까지 절반도 안되는 59척, 116억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대우조선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줄을 잇는 수주량, 넘쳐나는 조업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는데 한 척도 수주를 못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 조선사 비상체제 돌입

대우조선해양이 214척, 449억달러의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같이 삼성조선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 역시 향후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수주실적 저조가 몇 개월 이상 지속되지만 않는다면 조선경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가 전망하는 이유다.

그러나 수주한파가 6개월 가까이 지속된다면 삼성조선과 대우조선을 비롯한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 대우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비상체제 돌입을 검토하거나 실시하고 있다. 부산의 한진중공업이 지난 10일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하고 공기단축 등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40여만㎡ 규모의 해양플랜트 공장 건립계획을 지난달 말 철회했다.

시민들 ‘믿음’ 속 ‘안주거리’

삼성·대우조선의 수주물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조선거제의 ‘지속적’ 호황 여부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옥포, 장평 등 노동자 밀집지역에서는 저녁마다 ‘안주거리’로 빠지지 않고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조선호황에 대한 믿음은 여전했다.

옥포동에서 삼겹살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거제는 조선이 전부 아닌가? 조선불황이 온다면 거제는 서서히 불이 꺼져갈 것이다”며 “우리 입장에서야 조선 호황이 계속 이어지기를 믿고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한 언론계 종사자는 “이는 노사의 공통문제로 인식돼야 하고 행정의 경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다잡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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