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목사(송진교회)

▲천창수 송진교회 목사
현대인의 정신적 질환 중에 하나로 거식증과 과식증이 있다.

거식증이란 음식이나 식사를 혐오스러워하는 증세이다.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먹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극도로 몸이 쇠약해지는 증상을 거식증이라 한다.

이는 주로 젊은 여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이어트, 다이어트 하면서 식사량을 줄이다가 거식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 병에 걸리면 체중이 정상의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 그런데 기근으로 인해 못 먹은 희생자들과는 달리 거식증 환자들은 정상인과 거의 다를 바 없이 체력을 유지하고 일상적인 활동을 한다.

그들은 영양실조 상태에 있으면서도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거식증에 걸린 사람은 음식을 거부한다. 우리는 가끔씩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거부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하는 보고를 접하기도 한다.

거식증만큼 위험하고 심각한 질병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과식증이다. 어떤 책에 보니 “과식증이란 진탕 먹어대고 나서 토하거나 설사약을 먹는 일을 강박적으로 되풀이하는 질병이다”고 설명해 놓았다.

엄청난 양의 음식을 진탕 먹어대지만 곧바로 다 토해버려서 결국 자기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다. 결국 과할 정도로 많이 먹지만 먹지 못한 사람과 다를 바 없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 안에는 많은 성도들이 거식증이나 과식증에 걸려있다. 영적으로 거식증에 걸려 있는 성도들이 많이 있다. 영적 거식증이란 성경 읽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성경을 멀리하는 사람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알고 믿는다. 성경이 생명의 책임도 알고 있다.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누릴 수 있음을 안다.

그러나 성경을 읽지는 않는다. 거의 읽지 않는다. 성경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시간을 내어 성경을 읽지는 않는다.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읽는 것을 빼고는 일주일이 다 가도 거의 성경을 읽지 않는다.

영적 과식증에 걸린 성도들도 있다. 과식증이란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 토하여 내서 결국 자기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위험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성경을 읽거나 설교를 듣고 말씀을 배우지만 그 진리를 삶에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로 영적인 과식증이다.

영적 과식증이란 성경을 삶에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음식을 씹고 삼키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 먹은 음식을 다 토해낸다. 소화를 해서 영양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소화도 하기 전에 다 토해내 버린다.

소화를 못하면 음식을 먹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아무리 배우고 들어도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말씀의 열매가 없는 사람이 바로 영적인 과식증에 걸린 사람이다.

독자 여러분은 영적 거식증에 걸려 있지 않은가? 아니면 혹시 영적 과식증에 걸려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모두가 성경을 가지고 있다. 성경은 축복의 책이다. 성경에는 위로와 힘과 소망과 지혜와 기쁨과 능력이 약속되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성경의 축복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성경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자동적으로 성경의 축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적인 거식증이나 과식증에 걸려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말씀이 없이는 단 일 분도 살 수 없다. 말씀이 바로 생명이다. 마4:4에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신32:46, 47에는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증거한 모든 말을 너희 마음에 두고 너희 자녀에게 명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 이는 너희에게 허사가 아니라 너희의 생명이니”. 말씀이 생명이다.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 했다. 우리는 날마다 말씀의 양식을 먹어야 한다.

미국 전역에 있는 천명 이상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일주일에 평균 몇 번 성경을 읽는가 물어 보았을 때 그 중에 45%가 일주일에 한 번도 채 읽지 못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이 교회의 변두리에서 서성거리는 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사의 대상이 되었던 대부분의 사람이 교회의 중진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헌신된 그리스도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거의 절반이 영적 거식증에 걸려 있는 것이다.

미국은 그렇다 치고 오늘 우리 교회 안에서는 어떨 것 같은가? 우선 초신자들은 두고, 세례교인 이상으로 조사를 한다면 과연 교회 예배시간 이외에,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으며 사는 사람들이 몇%나 되겠는가? 직분자들 중에서는 몇%가 성경을 가까이 하는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느냐의 문제를 넘어서 과연 성경으로부터 매일 영적양식을 얻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말씀을 읽고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사랑하며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은 허사가 아니라 생명이다. “주의 증거는 나의 즐거움이요 나의 모사니이다”(시편 1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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