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투자증권거제지점 김용근 선임차장

미국 구제금융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자금시장의 경색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ECB등 글로벌 주요국의 긴급 유동성 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단기 자금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금경색 현상은 누그러질 기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달러 리보금리(3개월)는 물론 유로 리보금리 역시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미국내 구제금융 자금 집행만으로 막혀있는 글로벌 자금의 물꼬를 다시 터주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 어떠한 조치가 일련의 단기 자금경색 현상은 물론 궁극적으로 미국 금융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첫째는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주요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라는 글로벌 정책공조이다.

이미 호주가 100b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듯이 글로벌 주요 통화당국이 시중금리 안정을 위해서 정책금리의 인하를 동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화당국 입장에서 물가압력 리스크를 우려해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자금경색 완화가 무엇보다 위기의 확산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와 관련하여 두 번째로 중국의 역할을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중국의 중요성이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실물측면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은 과거 80년말 저축대부조합 당시처럼 미국을 도와줄 협력자가 무엇보다 절실하며 현재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정책 협력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는 실제로 중국밖에 없어 보인다. 자금을 공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국가는 중국과 오일머니로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 국채 매입 형식으로 중국이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미국 금융위기 해소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은행감독원 주석도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소하기는 충분하지 않으며 인민은행이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유동성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 혹은 무역수지 흑자액을 활용하며 미 국채를 매입해준다면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자금경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실물측면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기의 동반둔화 혹은 침체기조하에서 중국 경제가 회복의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하겠지만 최소한 글로벌 경기가 경착륙 혹은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재정투자 확대 등을 통한 중국 내수성장 기조가 지속된다면 상품가격의 빅사이클 붕괴 혹은 글로벌 과잉투자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막아주는 방패막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위기 전개과정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앞서 언급한 두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11월 미 대선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구제금융 집행과 더불어 금융위기 및 자금경색 현상이 다소 진정될 여지는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향후 전개될 글로벌 정책공조, 특히 중국 정부의 정책공조여부를 금융시장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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