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투자증권거제지점 김용근선임차장

미국 정부가 전례없이 빠르고 전면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막대한 단기유동성 자금을 공급하는 동시에 금융기관 부실자산의 본격적 처리를 위해 공적자금 7천억달러 투입을 의회에 신청하였다.

과거 80년대말 저축대부조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리신탁공사(RTC)와 유사한 부실채권매입기구를 설립하여 부실자산을 정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MMF 환매사태를 막기위해 미 재무부와 연준은 1년동안 원금을 보장하고 은행권의 대출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미 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는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은 자칫 미국 금융시장의 돌이킬 수 없는 신뢰도 붕괴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소위 은행예금인출사태(BANK 혹은 FUND RUN)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MMF 환매사태로 지난주 (9/11~17일) 1,600억달러 자금이 MMF에서 인출되는 등 자금시장의 동요가 극에 달하였다.

미 정부의 잇따른 조치로 미국 금융위기가 중대한 위험고비를 넘기면서 큰 흐름에서 위기해소의 큰맥을 잡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유례없는 미국 금융위기라는 대지진은 어느 정도 끝나고 있지만 여진이 발생할 여지도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파생상품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헤지펀드 파산 및 CDS(CREDIT DEFAULT SWAP) 부실 증가에 따른 금융기관의 추가손실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50조달러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된 CDS시장에서의 손실 발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사태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남아 있으며 중소형 금융기관의 경우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연쇄부도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융기관은 물론 비금융기관에 대한 연쇄적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잇따를 수 있음도 CDS 시장을 더욱 불안케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리스크는 앞서도 잠시 지적했듯이 중소형 금융기관의 잇따른 도산 리스크이다. 자주 비교되는 과거 80년대말 저축대부조합 파산사태 당시에도 부실처리 기구인 정리신탁공사(RTC)설립이후 약 1~2년간 저축대부조합의 정리가 급격히 증가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공적자금 투입과 더불어 미국내 중소형 금융기관의 정리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어 추가 손실 및 자금경색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여겨진다.

실물 경제지표의 악화도 무시할 수 없는 부문이다. 금융기관의 대규모 정리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자가 양산될 수 밖에 없어 소비경기에도 심각한 훼손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살아남은 금융기관 역시 자구노력이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점도 고용시장에 세찬 찬바람을 불게 할 전망이다. 이밖에 자금경색난은 2차적으로 비금융부문의 자금난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와 마찬가지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분간 공적자금투여에 따른 불확실성에 기인한 변동폭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