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원장/자향한의원

얼마전까지 무더위가 기승이더니 이제 날씨가 선선해지고, 곧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온다.

요즘 같은 때는 감기와 같은 기후 변화에 따른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또 가을은 양명조금(陽明燥金)의 계절이라 건조해서 생길 수 있는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도 유의해야한다. 게다가 명절만 되면 주의해야 할 질환이 음식으로 인한 식상증이다.

식상증에는 몇가지 유형이 있는데 우선 부패하거나 몸에 맞지 않거나 독이 있는 음식을 먹어서 몸을 다치는 것이 하나이고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먹지 않아서 생기는 것들이 있다.

음식이 몸에 맞지 않는 것은 대표적으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우유만 마시면 설사나 소화불량을 겪는 증상이나 특정 음식만 먹으면 알레르기로 인해 두드러기가 나고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등의 것이다.

위의 식상증은 추석과 같이 먹을거리가 풍부한 때에 여러 친지들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다 보면 모두 일어날 수 있는 증상들이다.

여럿이 같이 먹고 이집 저집 다니면서 인사하고 한국의 풍습상 푸짐한 대접에 맛있게 먹는 것이 예의다보니 과식은 다반사로 일어날 터이고 명절 후에 남은 많은 음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쉬거나 상할 수 있어 주부들이 아까워서 이를 먹어서 처리한다면 식상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또 멀리 친지의 집을 방문해서 생활하다보니 평소 몸에 맞지 않는 음식도 참고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평소 가리던 음식에 부주의하게 된다.

또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다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야식을 하는 일도 잦다.

이러다보니 명절 후에 많은 환자들이 식상증으로 병의원을 찾게 된다. 물론 이외에도 친지들과 오랜만에 만나 좋은 일도 있지만 서로 스트레스받는 일도 많아 울증(鬱症)으로도 오고 주부들은 명절 뒤치다꺼리 하느라 온 몸의 뼈마디가 쑤셔서 오기도 한다.

식상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 음식의 종류나 원인의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기본적으로 명치 끝이 답답하고 앞머리가 아프며 미열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 속이 메슥거리든지 트름, 복통이 나타나고 심하면 구토나 설사를 하기도 하며 토사곽란(吐瀉?亂)과 같이 구토와 설사를 모두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열도 심하게 난다. 또 두드러기를 동반 하기도 한다.

이 경우 병의원을 찾아서 정확하게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명절에 쉬는 곳이 많으므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우선 많이 쓰이는 것이 사관(四關)을 지압하는 방법인데 사관은 합곡(合谷)과 태충(太衝)이라는 혈(穴)로 엄지손가락과 식지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 양쪽과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 움푹 들어간 곳 양쪽을 합쳐 사관이라고 한다.

한의원에서 침자리로 워낙 많이 쓰기 때문에 노인분들은 사관을 잘 아시는 분들도 많다.

그리고 생활에서 주의할 점으로는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찬 음식은 보통 소화를 억제시키기 때문에 물과 같은 음료도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속이 좋지 않을 때는 딱딱하거나 너무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회와 같은 날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속이 좋지 않으면 일단 식욕이 떨어지는데 이 경우 죽과 같이 부드럽고 따듯한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먹는 것이 좋고 설사가 나는 경우엔 수분을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특히 소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탈수증이 쉽게 발생하므로 더욱 주의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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