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요 히트곡 제조기 조만호 작곡가

유명 가요작곡가 조만호씨(47)가 거제 본토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성포리 58번지, 성포중학교 매점이 자신이 태어난 곳이라고 밝힌 조씨는 평소에는 윈드서핑이나 서바이벌게임을 좋아하는 동네아저씨로 보이지만 사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다.

‘오빠는 잘 있단다’, ‘요즘여자 요즘남자’, ‘춤추는 탬버린’, ‘해피데이’, ‘한방의 부르스’, ‘한표 던진다’ 등 경쾌하고 친숙한 성인가요 작곡의 주인공 조씨는 지금도 거제가 좋아 보금자리를 틀며 살고 있는 향토 작곡가다.

유년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해 째즈와 통기타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섭렵하면서 건전가요작곡 공모전에도 여러 번 수상 했던 그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군 제대 후인 86년 서울로 상경해 ‘빨간마후라’ 등의 작곡으로 유명한 작곡가 함문평 선생의 문하에서 1년 동안 편·작곡의 초석을 다진다.

그리고 88년 가수 윤수일씨와 만남으로 전환기를 맞는다. 그는 윤수일씨에게 작곡을 배우면서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가수제의를 받고 1년간의 트레이닝 끝에 89년 ‘별이 빛나면’이란 타이틀로 1집을 발표하지만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다.

당시 컴퓨터 장비를 이용한 음악, 편·작곡이 없었던 시절 윤수일씨는 한국 최초로 컴퓨터 음악편집 장비로 편집을 시작했고 조씨는 이를 어깨너머로 배웠던 것.

더구나 조씨는  컴퓨터음악에 부족한 공명감을 살리기 위해 악기음이나 코러스 등 미세한 효과음을 살리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그만의 독특한 음악을 만든다.

그는 “성인가요는 곡을 살리는 효과음이나 코러스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또 “노래가 좋다고 다 히트하는 것은 아니라 노래가 히트하기 위해서는 가수와 노래의 궁합은 물론이고 시기나 행운 등이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조씨에게 궁합은 물론 시기와 행운까지 맞아 떨어진 조건이 가수 현숙씨다.

지난 99년 IMF. 조씨는 국민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열정으로 만든 곡이 ‘해피데이’다. 이곡은 시기에 적절한 곡으로 재기를 꿈꾸던 가수 현숙씨와 궁합이 맞아 떨어졌다.

이미 98년 ‘사랑하는 영자씨’의 편곡을 맡으면서 현숙씨와 호흡을 맞춰왔고 ‘해피데이’의 히트 이후 ‘좋아 좋아’, ‘사랑은’, ‘요즘남자 요즘여자’, ‘오빠는 잘 있단다’,  ‘춤추는 탬버린’, ‘사랑에 한표 던진다’에 이르기 까지 발표하는 앨범마다 히트곡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2002년 발매된 ‘오빠는 잘 있단다’는 음반시장 일주일 만에 5만장이나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성인가요는 앨범판매량 보다 행사에 얼마나 많이 초대 되느냐가 앨범의 성공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되지만 이 경우 행사 초대횟수 뿐만 아니라 앨범판매량에도 성공을 거두면서 ‘국민가요’라는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된다.

또 가수 현숙씨 외에도 장윤정 2집의 ‘짠짜라’등을 공동제작 했고 같은 앨범의 ‘사랑 굿’, 현철의 ‘사랑의 불로초’ ‘ 당신없이 난 못살아’, 전승희의 ‘한방의 부르스’,  최헌의 ‘남자의 마음’, 전미경의 ‘탱고의 남자’, 박윤경의 ‘안개 꽃 당신’ ,박진선의 ‘희비의 쌍곡선’ ‘ 사랑이최고’ 등 지금까지 300여 곡을 발표, 그중 50여곡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곡이다.

조씨의 거제사랑 또한 남다르다. 가끔씩 그를 만나러 오는 가수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잊지 않고 거제 특산품인 유자나 멸치를 선물하는가 하면 거제에 대한 자랑에 침이 마른다.

한편 조씨는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거제는 내 고향’이란 곡을 만들어 놓고 적절한 시기와 곡에 맞는 가수를 선정하는 등 거제의 향토노래 발표를 위해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씨는 “복잡한 서울 생활 보다 취미생활도 즐기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벗 삼을 수 있는 거제가 나에게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된다”면서 “내 고향 거제를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거제를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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