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oil on canvas. 12p)

권용복 서양화가의 작품 '그녀의 기도'.
권용복 서양화가의 작품 '그녀의 기도'.

그림을 그리다 보면 형식과 격식을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작업임을 실감한다. 

피카소나 살바드로 달리 같은 천재들의 그림에 감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거침없는 변화와 자유로움, 선묘의 유연함 등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에 있다. 

개성 있는 구성과 탁월한 감성표출은 연습과 노력 외에도 그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요소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개성 있는 작품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하지만 작품에서 드러나는 내면의 히스토리, 경험과 노력의 정도, 선천적인 미감들로 인해 대중의 느낌과 평가는 엇갈리게 된다. 천재들의 등장도 결국은 이러한 과정이 간과되진 않았다.

결국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수용하는 것이니 작가 스스로는 작업에 대해 더욱 진지하고 신중한 자기 검증을 통해 그 깊이를 더해가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2022년 스케치하듯 작업한 '그녀의 기도'는 유래없는 팬데믹의 종식과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나의 바람을 표현한 작품이다. 

풍성한 들녘과 부드러운 바람, 끝없이 깊어가는 하늘은 오히려 차분히 나를 달래주며 어둠이 스며드는 잔잔한 바다의 심성은 까닥없이 올라오는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에 가을에는 기도가 필요하다.

작품 한 점으로 기도를 대신할 수 있다면…. 이 가을에 모두의 안녕과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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