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 과장/거제백병원 외과과장

소화기는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 즉 식도, 위, 대장 등과 음식들의 소화 및 대사 활동에 관여하는 간이나 담도, 췌장 등을 말한다. 암 중에서도 소화기암이라 불리는 암은 바로 이런 장기에 발생하는 암이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현대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인해 소화기 암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위, 대장, 간암은 우리나라 사람의 암 발병 순위 중 5위안에 포함되어 있고, 담도 췌장암도 10위안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그 발병빈도나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국민들의 건강의식이 높아지고 정부의 암예방 사업과 맞물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건강검진에서 실시하는 흉부 X-레이 촬영이나 혈액검사만으로는 이러한 소화기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소화기암의 올바른 진단법과 얼마나 자주 검진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평소에 소화기암에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위암의 경우에는 만 40세 이상이 되면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매 2년마다 정기적인 위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간암의 경우에는 40세 이상이 되시면 매년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와 같이 위험인자를 가진 분들의 경우에는 1년에 2~3번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

대장암의 경우에는 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실시해 검사 중 대장 용종이 발견되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제거 받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췌장암의 경우에는 40세 이상에서 매년 복부초음파와 함께 CT 촬영으로 조기에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며, 특히 중년이후에 당뇨가 갑자기 나타난 경우엔 CT 검사를 받는것이 좋다.

어떠한 종류의 암이라도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며, 그 다음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소화기 암의 치료는 근치적 수술이며 병기에 따라 항암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등을 보조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이 암을 진단 받은 후 가장 먼저 부딛치는 현실은 어느 병원에서, 어떤 의사에게 치료는 받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보다 좋은 수준의 진료를 받기 위해 대형병원의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화기 암 수술과 치료에 많은 경험을 가진 외과의가 있고, 그에 맞는 시설을 갖춘 병원이라면 지방 병원에서도 충분히 좋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필자는 대장암 환자 두분을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거제 백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하고 회복하여 퇴원시킨 바가 있다.

이처럼 정확한 진단 후 개개의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워 대형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대형병원으로 연계하여 치료를 받도록 하고 지방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그 지역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훨씬 효과적인 진료가 이루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