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주소를 두고 하루만 살아도 거제사람입니다. 거제사람이라면 거제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 등 기본은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한 김재훈(58) 교육장은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무너져가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학생·교사·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될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정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는 21세기가 요구하는 미래 핵심역량 중심 교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교사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학생 참여형 배움 중심 수업으로의 대전환, 선생님이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행정의 대전환, 학교 건물만이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모든 곳이 학교라는 생태환경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합천고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늘 감사하며 학생들과 살아왔으나 뒤늦게 행정가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장학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그의 인생은 학교 공교육 변화와 개혁에 초점을 두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위해 방과후 수업 프로그램 다양화, 지역 대학과 연계한 학교밖 교육 프로그램 도입, 거제사람 거제얼 교육 등 새로운 것을 도입해온 것이 거제시의 교육 수장으로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살아오면서 그동안 교사여서 불행하다는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선생 되기를 잘했다고 여겼으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2남 1녀 아이들도 교직의 길을 걷겠노라고 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일찍 철이 든 탓에 빨리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진주기계고등학교에 입학했다.

1학년을 마칠 무렵 어느날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손에 시커먼 기름 묻히는 사위 아니어서 좋겠다'고 말하는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엿듣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충격을 받았다는 그.

이후 기능인이 돼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러웠는데 교장 선생님이 조회 시간에 '하얀 도화지가 빨강이 될지 파랑이 될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이왕이면 대학을 진학해서 더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 말씀을 듣고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

김 교육장은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이 변한 것은 교육 분야라고 말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온라인 재택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일어났고 컴퓨터 기기를 이용한 수업 진행 방식이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모든 일은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것이 세상이기에 미래 다가올 일을 10년 빨리 대비한 것이 장점이라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단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혼란의 틈에서 경상남도가 전국 최고의 온라인 학습 '아이 톡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한 것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청 차원에서는 단위학교 기초학력 책임제를 통해 효율적인 지도계획 수립과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58개 초·중학교에 두드림학교, 학교안·밖 누리교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운영·지원, 고등학교(10교)에서는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부진 원인 등을 파악하고 따뜻한 학습동행으로 배움에 소외되는 학생이 없는 학교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김재훈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사람 거제얼 교육 필요    

그는 자신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학생은 보석과 같이 고유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존재이기에 모든 학생이 스스로 배움의 주인이 돼야 하고, 그들의 꿈은 존중되고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거제에는 유치원 포함 고등학교까지 3만8000여명의 보물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실현하기 위해 성장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하는 김 교육장.

인구절벽 시대에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모두를 살리는 교육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하는 그의 얼굴에서 거제교육의 밝은 미래가 엿보였다.

교사 27년·거제교육지원청 장학사 4년 6개월·경남도교육청 장학관 1년 6개월·연초고 교장 1년 6개월·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1개월 등 총 34년 7개월 동안 교직의 길을 걸어온 그의 마지막 소망은 학생·교사·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교육공동체가 보다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서로 토닥거려 주면서 함께 나아간다면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소신을 밝힌 그는, 교육장으로서 맡겨진 역할과 책임을 다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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